미국이 110억 달러(12조5000억원) 규모의 유럽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자 EU도 보복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의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8일 세계무역기구(WTO)가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위법이라고 판정했다며 EU산 물품 110억 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EU는 이와 관련, “미국도 보잉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미국이 관세 부과를 실행할 경우,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는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대해 보복할 권리가 있다”며 “EU는 보복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전문가들은 미국도 보잉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중표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8일 유럽이 불법적으로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관세를 부과할 EU산 물품 목록을 공개했다.
미국과 유럽의 다툼은 현재 WTO에서 EU의 이의제기로 인해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다.
당시 WTO는 EU 보조금이 에어버스의 신형 여객기 출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이 때문에 경쟁사인 미국 보잉 항공기 판매가 300대 이상 줄었다고 판단했다. WTO 분쟁조정위는 지난해 2심 판결에서도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오는 6월 최종 판결도 미국에 유리하게 나올 전망이다. 미국은 이에 따라 8일 11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리스트를 공개한 것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USTR의 이번 조치가 WTO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이기는 하지만 미국과 EU 사이의 긴장감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U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어 만약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 및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양측 간 무역 갈등은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