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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했던 효창공원 ‘일상속 독립운동 추모공간’으로

입력 | 2019-04-10 12:46:00

효창운동장 보존…지하에 독립운동가 추모공간
접근성 개선해 공원 역할 ↑…주변시설과 연계



효창운동장 지하에 조성하는 독립운동가 추모공간 예시.(서울시 제공) © 뉴스1

효창공원 리모델링 조감도.(서울시 제공) © 뉴스1


백범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 7명이 잠들어있는 용산구 효창공원이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효창 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10일 발표했다. 2021년 공사를 시작, 2024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효창공원은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이봉창 의사 등 7명의 독립운동가가 잠들어 있지만 그동안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이들의 정신을 기리고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효창운동장은 ‘한국 축구역사의 산실’이라는 가치를 살리기 위해 보존하는 한편 독립운동가 7명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꾸미고, 주변 지역은 확장된 공원의 개념으로 연결한다. 폐쇄적이고 정적인 공간이었던 효창공원을 함께 기억하는 열린 공간으로 바꾼다는 목표다.

먼저 효창운동장은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특히 공원 출입구와 맞닿아 있는 축구장 하부에는 1만5000명의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기념공간을 조성한다. 특정일마다 관련 인물을 조명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독립운동가 묘역은 참배객 위주의 박제된 공간이 아닌 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바꾼다. 엄숙함과 정연함은 유지하면서 접근성을 개선한다. 추모와 일상이 공존하는 독일의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쇼팽·오스카와일드 등 유명인이 안장된 파리의 페르라셰즈 묘지공원과 같은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손기정체육공원, 식민지역사박물관, 이봉창의사 기념관, 경의선숲길, 숙명여자대학교 등 주변 거점과 공원을 연결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든다.

이를 위해 공원 동쪽에 맞닿아 있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지나 숙대입구역으로 이어지는 650m 길이의 문화공연·전시 특화길을 조성한다. 공원과 숙명여대 경계부는 잔디 형태의 열린 공간으로 조성한다.

남쪽으로는 용산에서 태어나 효창공원에 묻힌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이봉창 의사 생가 터에 이봉창 기념관이 2020년 4월 건립될 예정이다.

북쪽으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 손기정 체육공원은 2020년 6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마라톤 마니아와 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587m 길이의 러닝트랙이 조성되고, 체육센터가 새로 들어선다. 또 공원관리사무소와 자재창고로 쓰였던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바꾸고,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던 손기정기념관을 리뉴얼한다.

이번 계획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향후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밑그림이다. 앞으로 시,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관련 분야, 축구협회,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효창독립 100년포럼’(가칭)의 활동을 바탕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계획을 수립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정신을 담아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하겠다”며 “특별한 날에만 찾는 낯선 공간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미래 세대가 뛰어 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