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8골… 한 시즌 최다골은 2016-17시즌 21골 주포 해리 케인 부상으로 찬스 잡을 기회 높아져
손흥민의 여러 가지 가치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타성’이다. 평소에는 펄펄 날다가도 정작 중요한 순간 ‘새가슴’이 돼 가진 것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손흥민은 멍석이 깔렸을 때 꽤나 잘 뛰논다. 지난 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가 그랬다.
손흥민은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대회 8강 1차전에 선발 출전,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팀에게도 또 손흥민에게도 여러모로 가치가 컸던 득점이다.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던 후반 33분 손흥민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침투 패스를 받아 박스 오른편으로 파고들었다. 첫 터치는 불안했지만 손흥민은 높은 집중력으로 공을 지켜냈고 파비안 델프를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스스로 결정을 지어야한다는 의지가 느껴지던 움직임과 함께 기어이 해결했다.
손흥민의 이 득점은 팀의 간판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빠졌을 때 터져 보다 돋보였다. 이날 케인은 후반 10분 상대 파비안 델프에게 발목이 밟히는 부상을 당했고 그대로 실려 나갔다. 확실한 결정력을 지닌 주포가 빠지자 맨시티는 더 공세를 높였을 정도로 토트넘에게는 위기였다. 안방에서 자칫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던 상황인데 손흥민이 구해냈다.
경기 후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전방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수다. 토트넘의 빅게임 플레이어”라고 평가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강하다는 의미다. 덕분에 구단 오래 공들여 지은 ‘새집’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1호골’ 작성자로 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새 구장 ‘1호골’을 넣었고 맨시티전 득점으로 새 구장에서 나온 UEFA 챔피언스리그 첫 득점의 주인공으로도 등록됐다.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각종 대회를 통틀어 18호 득점에 성공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난 2월14일 도르트문트와의 16강 1차전 이후 두 번째 득점으로, 이 골과 함께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10호골 고지에 올랐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의 전설인 막심 샤츠키흐에 이은 아시아인 두 번째 기록이다. 샤츠키흐는 디나모 키예프에서 활약하며 챔피언스리그 통산 11골을 넣은 바 있다. 차근차근 기록을 수집중이다.
이제 관심은 개인 한 시즌 최다골 경신 여부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기대해 봄 직하다. 2018-19시즌 현재까지 손흥민은 정규리그 12골을 비롯해 챔피언스리그 2골, 리그컵(카라바오컵) 3골, FA컵 1골로 18번 축포를 쏘아 올렸다. 지금까지 그의 한 시즌 최다득점은 2016-17시즌에 달성한 21골(리그 14골, 챔피언스리그 1골, FA컵 6골)이다.
맨시티전 이후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매우 슬프고 실망스럽다. 남은 시즌 동안 (케인이)그리울 것 같다”는 말로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케인이 출전할 수 없다면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될 공산이 크다. 올해 초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포체티노는 ‘손 톱’을 활용한 바 있다. 성과도 좋았다. 손흥민은 케인이 빠진 상태에서 뛴 4경기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손흥민은 팀이 필요로 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담대한 배짱을 지닌 선수다. 영국의 BBC는 손흥민을 향해 “지치지 않고 이타적이면서도 골 결정력과 책임감을 갖추고 있다”는 말로 해결사 본능을 주목한 바 있다. 케인이 빠지면서 더 많은 기회가 찾아 올 수 있다고 접근한다면, 충분히 ‘기록 제조기’ 면모를 과시할 수도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