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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의 ‘SK 필승조’ 육성론, “승리조 4명 목표”

입력 | 2019-04-11 10:05:00

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51)이 올 시즌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불펜의 ‘필승조’ 완성이다. 이를 위해 개막 이후 일관되게 불펜투수들에게도 선발처럼 로테이션을 적용해 등판일과 휴식일을 구분해주고 있다.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를 치르고 있는 염 감독은 다시 한번 필승조 구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10일 경기에 앞서 그는 “올해는 중간에서 승리조를 만드는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SK의 승리조가 누군지 모두가 알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KBO리그에선 중간 승리조가 세팅(형성)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4위 안에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는 지난 시즌 화끈한 홈런군단의 이미지를 한층 더 각인시켰지만, 상대적으로 불펜은 취약했다. 구원진의 평균자책점(ERA)이 5.49로 10개 구단 중 7위였다. 단장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올해 염 감독은 곧바로 불펜 재구축에 착수했다. 김태훈을 새 마무리투수로 정하고, 그 앞에서 리드를 지켜줄 필승조로 김택형, 박민호, 서진용, 이승진, 정영일, 하재훈 등 여러 투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염 감독은 이들 가운데 “승리조 4명을 만드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디테일에 강한 스타일답게 염 감독은 불펜 운영법도 살짝 공개했다. 그는 “고려할 게 많아서 복잡한 편이다. 하위타선에 쓸 투수, 한 명만 강하게 막아줄 투수를 나눠서 기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여러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이런 구상과 계획이 과거(히어로즈 감독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됐음을 감추지 않았다. “반성”이라는 표현까지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한 선수에게 무리가 가는 시즌도 경험했다. 반성한다”며 “어차피 시즌은 144게임이다. 이제는 투수진을 한정되게 쓰지 않고 좀더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각 투수의 성향과 몸 상태에 맞추겠지만, “하루 던지면 다음날은 쉬게 해주는” 식으로 연투는 배제하려는 이유다.

필승조 완성에 대한 염 감독의 강한 집념은 어쩌면 벌써부터 ‘우공이산(愚公移山·우직함이 큰 성과를 이룬다는 뜻)’과도 같은 효과를 낳고 있는지 모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분명 갈 길은 멀지만, 이날까지 SK 불펜은 8승2패5세이브8홀드에 ERA 2.94로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운 느낌이다.

대전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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