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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미선 사퇴”압박…‘적격’ 표방 속 곤혹스러운 與

입력 | 2019-04-11 13:19:00

이미선 정국 부상…野, 정부여당 압박 강화
곤혹스러운 민주…선택지 모두 부담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 News1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놓고 정국이 어수선하다.

야권은 11일 이 후보자의 사퇴를 일제히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책임론도 제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적격’ 의견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난처해하는 모습이다.

야4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한목소리로 ‘부적격’ 입장을 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가 즉각 사퇴하거나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청와대의 소위 ‘조조라인’(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이제 정말 퇴출해야 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이 문제부터 처리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며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자격이 없는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의 무능력한 인사검증 시스템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계속된 인사 실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인사라인 경질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범진보진영인 민주평화당 역시 전날 논평에서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인사 문제에 있어서 ‘데스노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 정의당도 이 후보자에 대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우려의 뜻을 표했다. 또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속한 조치도 요구했다.

이처럼 야4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법사위 여야 간사 간 논의는 당장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가 바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청와대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거나 이 후보자 스스로 자진사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이 후보자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통화에서 “헌법재판관으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감정적 차이가 있겠다는 문제는 있을 수 있고 국민 정서에 핀트가 좀 안 맞기는 하다”고 했고 또 다른 민주당 법사위원도 “주식이 너무 많으니 국민정서에 좀 위화감을 줄 요소는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이다. 송 의원은 “좀 아쉬운 점은 있지만 공직을 맡을 수 없는 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자가 직접 투자한 것이 아니라 관련성이 없고 남편이 (주식을 해도) 직무에 걸려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그 자체가 불법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원도 “(민주당) 법사위는 뚜렷한 결격사유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헌법재판관은 국회의 동의 절차가 필요 없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 앞에 놓인 여러 선택지 모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곤혹스럽다. 당장 우군인 평화당과 정의당마저 이 후보자에 반대 입장이다.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은 정치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또한 이 후보자 임명 강행으로 정국이 경색될 경우에 제기될 후폭풍 역시 신경이 쓰인다. 민주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입법 및 추가경정예산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야권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도 고민스럽다. 정국 주도권을 야권에 뺏기는데다 최근 있었던 문재인정권 2기 내각 낙마 사태와 맞물려 야권의 공세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야의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정치권에선 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