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정국 부상…野, 정부여당 압박 강화 곤혹스러운 민주…선택지 모두 부담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 News1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놓고 정국이 어수선하다.
야권은 11일 이 후보자의 사퇴를 일제히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책임론도 제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적격’ 의견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난처해하는 모습이다.
야4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한목소리로 ‘부적격’ 입장을 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며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자격이 없는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의 무능력한 인사검증 시스템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계속된 인사 실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인사라인 경질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범진보진영인 민주평화당 역시 전날 논평에서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인사 문제에 있어서 ‘데스노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 정의당도 이 후보자에 대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우려의 뜻을 표했다. 또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속한 조치도 요구했다.
이처럼 야4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법사위 여야 간사 간 논의는 당장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역시 이 후보자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통화에서 “헌법재판관으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감정적 차이가 있겠다는 문제는 있을 수 있고 국민 정서에 핀트가 좀 안 맞기는 하다”고 했고 또 다른 민주당 법사위원도 “주식이 너무 많으니 국민정서에 좀 위화감을 줄 요소는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이다. 송 의원은 “좀 아쉬운 점은 있지만 공직을 맡을 수 없는 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자가 직접 투자한 것이 아니라 관련성이 없고 남편이 (주식을 해도) 직무에 걸려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그 자체가 불법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원도 “(민주당) 법사위는 뚜렷한 결격사유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 앞에 놓인 여러 선택지 모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곤혹스럽다. 당장 우군인 평화당과 정의당마저 이 후보자에 반대 입장이다.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은 정치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또한 이 후보자 임명 강행으로 정국이 경색될 경우에 제기될 후폭풍 역시 신경이 쓰인다. 민주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입법 및 추가경정예산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야권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도 고민스럽다. 정국 주도권을 야권에 뺏기는데다 최근 있었던 문재인정권 2기 내각 낙마 사태와 맞물려 야권의 공세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야의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정치권에선 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