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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세대교체 불가피…승계 첫 단추 ‘상속세 마련’ 방식에 관심

입력 | 2019-04-11 16:02:00

조 회장 한진칼 지분 상속세 1700억원 이상
오너가, 한진칼 지분 7.75%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
주식담보대출 통한 추가 자금 조달 외 방식에 촉각




지난 8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한진그룹의 세대교체 또한 급속도로 전진될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경영 공백이 생기면서, 1975년생인 조원태 사장에 경영권이 넘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3남매에게 비슷한 비율로 상속되더라도, 물의를 일으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은 낮아서다.

특히 조원태 사장은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릴 ‘항공업계의 UN회의’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에서 조 회장이 주관사 자격으로 맡았던 IATA 총회 의장직을 이어받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계기로 사실상 한진그룹의 ‘조원태 체제’가 공식화되는 것이란 분석이 많다. 결국 1975년생인 조 사장은 44세의 나이에 그룹 총수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한진그룹의 경영 체제 전환에 앞서, 승계를 위한 상속세 등 재원 마련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 받기 위해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상속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한 막대한 상속세가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 해 말 기준으로 한진그룹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은 28.95%였다. 고(故) 조 회장은 17.8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2.34%,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 정석인하학원 2.14%, 정석물류학술재단 1.08% 등이다.

조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가치는 약 3543억원으로 상속세율 50%를 감안하면 상속세는 약 1771억원이다. 상속세는 한진가의 삼남매가 보유한 지분가치와 비교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게다가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있어, 자금 조달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와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은 한진칼 총 보유지분 28.93% 중 27%에 해당하는 7.75%를 금융권 및 국세청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상속세 마련을 위한 유력한 방법으로 꼽힌 주식담보대출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 가능 금액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담보대출은 주식 평가가치의 50% 수준까지 가능하다.

이 밖에 한진칼을 제외한 기타 계열사의 지분매각, 한진 등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매각을 통한 배당여력 및 배당금 확대 등이 상속세 납부를 위한 방안으로 거론된다.다만 한진그룹 측은 “아직 후계 승계 방식이나 재원 마련에 대해 정해진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조 회장의 별세로 인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그리고 정석기업 등은 현재의 구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한 부동산 및 비 핵심 계열사 매각 빠르게 추진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