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합헌 결정 났던 2012년 8월이후 형사처벌만 재심 대상’ 반론도… 대법 “각 재판부의 판단 영역” 무죄 판결땐 보상금 받을수 있어… 2013년이후 실형선고 3명뿐
헌법재판소가 11일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위헌 취지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개정 입법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현행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헌재는 2020년 12월 31일까지를 개정 시한으로 정했고, 그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낙태죄 조항은 자동 폐기된다.
이번 위헌 결정으로 기존에 낙태죄로 처벌받은 여성이나 의사 등은 재심 청구가 가능해졌다.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재심 청구 범위를 놓고는 법조계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위헌 결정이 난 형법 조항은 1995년 12월 개정됐기 때문에 그 이후 처벌받은 이들의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는 다수 의견이 있다. 2012년 8월 낙태죄를 인정한 헌재의 합헌 결정 이후 형사처벌만 재심 대상이라는 반론도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심 범위는 각 재판부의 판단 영역”이라고 말했다.
2012년 이전에도 낙태죄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가 드물었고, 그 이후에는 낙태죄가 사실상 사문화되면서 재심 청구 건수나 국가 보상액은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3∼2018년 6년간 낙태죄로 선고를 받은 피고인 82명 중 실형 선고는 3명(낙태여성 1명, 의사 2명)뿐이었다. 수감자도 없다. 27명은 집행유예 선고가 났고, 벌금형도 10명뿐이다. 나머지는 선고가 유예되거나 무죄가 선고됐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은 이날 “관련 부처가 협력하여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