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부터)와 민주평화당의 권노갑 상임고문, 정동영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19.4.9/뉴스1 © News1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호남계 의원들이 ‘제3지대론’에 불을 지피면서 정치권에선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상대당 의원 영입(개별 입당)이나 제3정당을 창당하는 방안, 양당의 당 대 당 통합 등이 공개적으로 거론된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12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이 쪼개져) 우리 당으로 입당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제3지대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당에선 바른미래당 내 보수성향인 바른정당계가 당을 떠날 생각이 없으니 국민의당계라도 당을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결단’이 없는 이상 평화당이 영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법에 따라 비례대표가 자진 탈당할 경우 국회의원직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해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을 조치해달라는 제안이 나온다.
박 의원은 “원하는 대로 당과 모든 자산을 (바른정당계로) 넘겨주고 그 대신 비례대표를 정리해줘야 한다”며 “각자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합의이혼을 하면 평화당과 통합을 하든 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가 바른정당계와 협상해 당 자산과 비례대표 출당 조치를 맞바꾸는 협상을 통해 당을 깨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른미래당 호남계의 생각은 다르다. 바른미래당의 한 호남출신 의원은 통화에서 “제3지대는 구축할 수 있겠지만 평화당으로 입당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는 정 대표가 통합 이후 손학규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주도권을 잡으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다만 양당 의원들이 이러한 계획에 얼마나 동조할지는 미지수다.
박 의원도 이날 “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합당설에 대해서는 아직은 대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