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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회담 29분중 두 정상만의 독대 단 2분뿐

입력 | 2019-04-13 03:00:00

당초 예정 15분의 2배로 늘었지만 트럼프, 돌발회견에 시간 다 써
작년 5월회담 이어 외교결례 논란
소규모회담 28분, 확대회담 59분




韓美 정상 부인, 30년 만에 단독 오찬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1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미 워싱턴 백악관 내 그린룸에서 오찬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 정상 부인이 별도로 단독 오찬을 가진 건 30년 만이다. 워싱턴=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생큐”, “고 아웃”.

11일 낮 12시 45분(현지 시간), 한미 정상 내외가 만난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오벌오피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과 미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돌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질문이 10개에 이르자 백악관 직원들이 시간이 지났다며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한미 정상의 단독회담은 29분간 열렸다. 당초 예정됐던 15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단독 회담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방송 카메라가 둘러싼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로부터 14개의 질문을 받고 이에 답하느라 단독 회담 시간을 모두 써버렸기 때문이다. 마지막에는 현재 열리고 있는 마스터스 골프대회 우승 예상자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결국 카메라가 퇴장한 뒤 두 정상만이 독대하는 ‘진짜’ 단독 정상회담 시간은 2분 남짓. 그나마 대부분 자리를 정돈하는 데 소요됐다.

당초 청와대는 “예상보다 단독회담이 늘어날 수 있다”며 두 정상의 독대가 15분가량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독무대가 길어지면서 두 정상은 촉박한 일정 탓에 곧바로 28분간 참모들이 배석한 소규모 회담과 59분간 오찬을 겸한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2시 17분경 백악관을 떠났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정상회담에선 두 정상의 모두발언만 공개한 뒤 카메라를 퇴장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이 미국을 찾았을 때도 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34분간 기자들의 돌발 질문에 답하며 30분으로 예정됐던 단독회담 시간을 모두 썼다.

한편 오벌오피스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함께했다. 두 여사는 각 정상의 옆에 앉아 돌발 기자회견을 모두 지켜봤고, 이후 그린룸으로 자리를 옮겨 별도 오찬을 가졌다. 한미 대통령 부인 간 단독 오찬은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아버지 부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여사의 만남 이후 30년 만이다.

워싱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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