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건의…"할 때 됐다" 의견 "최고위원 임명은 대표 고유권한"…강행시 내분 격화 우려도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설득 실패시 지도부 붕괴막을 '안전망' 주승용 "당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할 일 아냐, 뭉치면 산다"
4·3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당 대표가 다음 주께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하며 당내 갈등을 정면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바른미래당 당직자 등에 따르면 손 대표가 현재까지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당대표 권한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손 대표가 최근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최고위원 2명 자리가 비어있으니 서둘러 임명해야 하지 않겠냐는 건의가 꾸준히 나왔다”면서 “손 대표가 당 내부나 기존에 알고 있는 분 말고 새롭고 신선한 분을 모시려고 고심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계인 손 대표는 4·3보궐선거 참패 이후 바른정당계 의원들로부터 사퇴하라는 압박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버티자’는 손 대표의 입장에 바른정당계인 하태경 의원은 “이는 망하는 길”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바른정당계인 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과 지도부 회의 참석을 거부하면서 내홍이 깊어졌다.
하지만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고심하고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버티는 것’이 아닌 ‘정면돌파’를 선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2명을 임명하면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최고위원 3명을 설득하지 못했을 때 지도부가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극단적인 사태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시각도 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현재 손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 최고위원, 권은희 정책위의장 등 7명으로 꾸려진 상태다.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더 임명할 경우 모두 9명이 된다. 이렇게 되면 바른정당계 3명의 최고위원을 제외해도 9명 중 6명이 출석하기 때문에 당 최고위의 정상화가 가능해 진다.
이어 “(안전장치라는) 일각의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해석과는 별개로 대표로서 고유권한을 행사할 때가 됐기 때문”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가 충돌하며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경우 내분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해온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상황이다. 이 시점에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하게 될 경우 당이 두 갈래로 쪼개질 수 있다. 손 대표는 이들을 향해 ‘극좌·극우를 표방하는 사람은 당을 떠나라’고 경고한 상태다.
사태가 갈수록 위기 국면으로 치닫자 국민의당계인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지난 12일 개인 논평을 내어 “손 대표와는 좋은 인연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가 보궐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이 다음 총선을 치르려면 안철수 대표가 복귀해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국민들이 과거에는 안철수 전 대표를 불러내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찾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분들 모두가 진심으로 당이 잘되기 위해서라고 믿는다. 다만 생각과 방법이 다를 뿐”이라면서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강조했다.
창당 1년을 갓 넘긴 바른미래당이 내홍을 수습하고 뭉칠지, 흩어지게 될지 기로에 서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