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가 아닌 '이익 당사자'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 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조선당국은 추세를 보아가며 좌고우면하고 분주다사한 행각을 재촉하며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관계개선의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가자면 적대적인 내외 반통일, 반평화 세력들의 준동을 짓부셔버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한 주장"이라며 ‘허울만 바꿔 쓴 (한미) 합동군사연습’과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북남관계의 진전이나 평화번영의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위원장은 이날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다시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나온 북한의 공식입장이다. 다만 "미국이 현재의 계산 방식을 중단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계산을 하러 오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