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연대, 광화문광장서 추모문화제 개최 "진상규명 요구는 살인자 처벌, 단 하나" "전담수사처 靑국민청원에 힘 모아달라" 오후부터 광장 곳곳 행사…시민들 발걸음 우려했던 '朴석방' 태극기 집회 충돌 없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한쪽 어깨에 노란 나비를 앉힌 시민들이 13일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촛불을 든 이들은 한마음으로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외쳤다.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등은 이날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추모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장훈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한평생을 살면서 우리 아이와 함께한 세월이 결국 17년”이라며 “나보다 더 오래 살아서 내 장례를 치러주고 내 죽음 슬퍼해 주리라 믿었던 내 자식의 기억식을 5번째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를 재수사하는 전담수사처가 절실하다”며 “저희 유족과 함께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월호는 단순한 재난과 참사가 아닌 대한민국의 존재 근거 그 자체를 묻는 사건”이라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너무 많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두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책임의 역사, 안전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가슴 속으로 고통을 견뎌왔을 우리 세월호 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여러분들이 버텨주셨기에 우리 모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MC메타와 416합창단, 가수 이승환, KBS 국악관현악 등이 공연을 선보였다. 변영주 영화감독과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생일’을 만든 이종언 감독, 안순호 416연대 상임대표가 자리한 토크콘서트도 마련됐다.
앞서 낮 12시부터 광장에서는 릴레이콘서트, 국민참여 기억무대, 세월호 참사 5주기 국민대회 및 행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오후 4시16분께 열린 ‘잊지 않을게’ 대학생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노란우산을 들고 거대한 세월호 리본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마이크를 잡은 ‘수원416연대’ 회원 서지연씨는 “(당시 아이들을) ‘다 구조했다’는 말에 안도했던 내가 부끄럽고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린다”며 “끝까지 진실을 밝혀 빠짐없이 (참사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무고한 사람을 죽인 학살자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것을 더는 두고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광장 한켠에서는 세월호 생존 학생 모임 ‘메모리아’가 직접 제작한 스티커와 엽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세월호 천막’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기억·안전 전시공간도 문을 열고 시민들을 맞았다.
시민들은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광장을 찾았다.
대학 동기들과 왔다는 직장인 김지연(26)씨는 “참사 당시 모두 대학생이었다. 화도 나고 슬펐지만, 취업 등을 핑계로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다”며 “그때의 부끄러움을 전하고 앞으로는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섯살짜리 딸을 유모차에 태운 채 광장을 찾은 부부는 “참사 당시 어른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부채 의식을 간직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잊지 않고 내 아이가 살아가는 미래의 세상은 더욱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