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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정상회담에 동의” 트럼프, ‘북한 달래기’에 나서나

입력 | 2019-04-14 15:5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는 훌륭하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올해 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발언한 직후 나온 것으로, 압박보다는 설득에 무게를 두고 북한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김정은(위원장)과의 개인적인 관계가 매우 좋다는 말에 동의한다. 아마도 ‘휼륭하다(excellent)’는 표현이 훨씬 더 정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각자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어디에 서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의 도발을 막는 동시에 김 위원장을 향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과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도 재차 드러냈다.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는 있지만, 변화를 위한 행보는 북한이 먼저 해야 한다는 뜻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연말 전으로 요구한 ‘미국의 올바른 자세’나 ‘공유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그는 “북한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 하에서 놀라운 경제적 성장과 성공을 거둘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머지않아 핵무기와 제재가 제거되고,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가 중 하나가 되는 것을 보게 될 날을 기대한다”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 트윗은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발언 전문이 공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남미지역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파라과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련 질문에 “우리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왔다”며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그의 나라를 비핵화시키고 싶다는 약속을 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을 보면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국이 먼저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현재 거의 없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북-미가 서로 공을 떠넘기며 상대방의 선제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교착상태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경제적으로 받는 게 없으면 정상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북한과 미국 양쪽 모두 움직임이 없는 정체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