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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대선후보들, 얼마 벌어 얼마 세금 냈나

입력 | 2019-04-15 00:30:00


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출마자들의 소득 및 납세 공개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물론 미국 공식 대선후보는 물론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소득신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허풍과 자랑 못지않게 숨길 것이 많은 트럼프와는 별개로 주요 민주당 후보들의 공개를 통해 미국 정치가들의 소득을 일별할 수 좋은 기회다.

사회주의 기운을 풍기지 않는 가운데 가장 공정하고 또 청렴할 것 같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67)은 1주일 전 10년 간 매해 국세청에 제출한 소득신고서(텍스 리턴)를 공개했다. 가장 최근 것인 회계년도 2018의 소득신고 및 소득세 납부를 보면 부부 합산 소득 90만 달러(10억1500만원)에 소득세로 20만 달러를 냈다.

2017년 말 트럼프 세제 개혁으로 개인소득세 최고구간 세율이 37%에서 35%로 낮춰졌는데 워런 가의 소득세율은 22%가 약간 넘는다. 세율로 보면 상류층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미국의 4인 가족 평균 소득은 6만달러(6800만원)가 채 안 된다. 워런 의원은 재선 상원의원 연봉 17만6000달러와 하바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으로서 11권의 저작물 인세 수입 32만5000달러를 신고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남편은 40만 달러가 넘는 소득을 함께 신고했다.

민주당 후보로서 가장 먼저 소득신고서와 납세 내역을 3월 말에 밝혔던 커스턴 질리브랜드(52) 상원의원은 뉴욕 연방 하원의원이 된 2007년부터 관련 서류를 몽땅 제출했다. 남편과 3자녀를 두고 있지만 부부별산 신고였다. 지난해 4월15일 국세청에 제출했던 2018년도 텍스 리턴(2017년 귀속분)에서 질리브랜드 의원은 21만4000달러 소득을 신고해 모두 2만9000달러의 세금을 냈다. 13.5%에도 못미치는 낮은 세율과 소득 구간이다.

같은 주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발탁돼 비게 된 상원의원직에 임명된 것 포함 3선인 질리브랜드는 상원 연봉이 16만7000달러로 연조가 더 낮은 매사추세츠주의 워런보다 적었다. 저술 인세로 5만 달러를, 자본소득 손실 3000달러를 신고했다.

14일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출신의 초선 3년차인 카멀라 해리스 의원는 무려 15년치 자료를 공개했다. 이 중 2018년도 소득세율이 단순계산으로 36%를 넘어 최고 소득층임이 분명해진 그녀는 한 해 동안 190만 달러(21억3000만원)를 벌었다. 모두 70만 달러(7억9000만원)의 소득세를 냈다. 그러나 이것은 부부합산이고 남편 소득이 대부분이다.

카멀라 의원 자신은 초선 상원 연봉 15만7000달러 그리고 그녀의 인기를 반영해 올 초에 쓴 첫 저서로 32만달러의 순수입을 얻었지만 빚도 있어 순소득이 40만 달러였다. 연예 및 지재권 전문 변호사인 남편이 150만 달러를 벌었다. 48세로 2014년에 늦게 결혼하기 전 단신이었을 때는 주 법무장관 및 샌프란시스코 주검찰 지역검사장으로 연봉 20만 달러 정도가 총소득이었다. 그 10년간 1년 평균 납세액이 3만5000달러로 나왔다.

출마선언 후보 중 지지도 선두로서 워런보다 훨씬 격하고 또 훨씬 청렴할 것 같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7)은 소득신고 마감일인 4월15일에 맞춰 10년치 소득과 납세를 일괄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한편 2016년 대선 당시 양당 후보가 결정된 후인 8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4개월 전에 제출했던 2015년도 소득과 납세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면서 트럼프도 그렇게 하라고 요구했다. 힐러리는 부부합산으로 연 1060만 달러(112억원)의 소득에 세금으로 320만 달러를 냈으며 신고 후 세무 당국으로부터 100여 만 달러의 과납부 세금을 환급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자산이 30억 달러가 넘는다고 자랑하는 트럼프가 실상은 소득세 한푼도 못내는 빚쟁이일 수 있다는 소문에 버금가게 ‘힐러리는 뭔 돈을 그리 많이 버냐’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수치였다. 힐러리는 회고록 덕분에 2014년 소득으로 2790만 달러(313억원)를 신고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