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외교적 수단 실패시 다른 역할 수행 경고도
유엔(UN)과 미국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해상 불법 환적’ 의심 북한 선박을 추격하는 작전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유엔과 미국은 석유제품과 석탄 등의 북한 반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북한은 해상에서 다른 선박에 제재 대상 물질을 옮겨 싣는 방식(환적)으로 대북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밀리어스함이 동중국해에서 수행한 북한 선박 감시 작전을 동행 취재한 뒤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은 지난 3월 연례보고서에서 금운산호를 불법 해상 환적에 주로 활용되는 북한 선박 6척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 재무부도 금운산호를 ‘공해상 석유 환적이 가능한 북한 선박’으로 지정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 2017년 북한 핵 개발에 맞서 북한의 석유제품 등 수입을 제한했다. 하지만 북한은 제재 대상 물질을 해상에서 다른 선박에 옮겨 싣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해왔다.
밀리어스함은 다음날인 3월 31일 오전 10시 금은산호를 발견했다. 이후 무선 교신에서 “사흘 뒤 북한 주요 석유 터미널인 남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고 금은산호를 추격했다.
금은산호를 뒤쫓던 밀리어스함은 4월1일 오전 불법 해상 환적 의심 유조선 3척을 발견하고는 임무를 전환했다.
휴 그리피스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위원회 위원장은 WSJ에 “이들 선박이 북한 불법 해상 환적에 관여돼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불투명한 소유 구조, 운항 기록 부재 등은 북한 불법 해상 환적의 알려진 사례를 보여준다”고 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캐나다 등 8개국은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을 감시하기 위해 181만㎢에 달하는 해상을 감시하고 있다. 감시 활동 주도권은 미 해군이 쥐고 있다.
WSJ는 이번 작전을 북핵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외교적 수단이 실패하면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밀리어스함 승조원들의 견해도 전했다.
밀리어스함의 최신 무기체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충분히 격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밀리어스함은 북한 불법 해상 환적 감시 활동에 올해 3번째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