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 1995년 아마추어로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했고 1997년 첫 우승을 했다. 그리고 22년을 돌고 돌아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것이 오늘 4라운드의 경기에 모두 들어 있었다.”
마스터스의 우승자에게만 허용되는 그린재킷을 입은 타이거 우즈(44·미국)의 15일(한국시간) 우승 인터뷰는 그동안의 세월이 주는 무게만큼이나 진지했고 곱씹어볼 말이 많았다. 우즈는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후반 9개 홀을 소화하는 동안 너무나 많은 시나리오가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우승할 수 있었다. 리더보드는 우승후보들로 가득 차 있었고 플레이도 잘했다. 오늘보다 더 멋진 드라마는 없을 것이다. 내가 대머리가 된 이유다. 정말 힘들었다”면서 우승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음을 농담을 섞어가며 얘기했다.
-오늘은 전 세계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날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훗날 사람들은 ‘우즈가 5번째 그린재킷을 입는 날 당신은 무엇을 했는지’ 하고 물을 것이다.
-우승 뒤 그린에서 나올 때 당신의 어머니와 2명의 아이들이 보였다. 22년 전 첫 우승 때는 아버지가 있었는데 그때를 되돌아본다면.
“1997년 첫 우승 때는 아버지가 심장에 이상이 있어서 비행기를 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셨고, 1라운드를 앞두고 내게 퍼팅 레슨을 해주셨다. 그리고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아는 역사대로다. 아버지는 이제 안 계시지만 어머니는 22년이 지난 오늘 여기에도 계셨고 2명의 아이들도 왔다. 지난해 디 오픈에서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후반 9개 홀에서 몇 개의 실수를 하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다.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아빠의 메이저대회 우승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오늘의 일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1년 전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 이후 두 번 다시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그런데 당신은 돌아왔다.
“몇 년 전만 해도 몸 상태가 엉망이어서 걸을 수도,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었다. 다행히 허리가 좋아졌고 보통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자 다시 골프채를 휘두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비록 몸은 예전과 다르지만 여전히 골프를 할 수 있는 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14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모두 최종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서서 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역전승이다. 이 때문에 다른 메이저대회 우승보다도 이번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는 평소와는 달랐는데.
“이 경기를 위해 많은 부분을 준비했다. 6개월 전부터 이번 주 마스터스 대회 기간 내내 신체리듬이 최고조로 오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당신이 골프계에 미친 영향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