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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강한 국방력 갖는 데에 ‘절치부심’ 해야…특별당부”

입력 | 2019-04-15 18:11:00

군 장성진급 및 보직신고…정묘·병자호란 등 언급
“북한 핵, 대화·외교 통해 해결해야…강한 힘 있어야 성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군(軍) 장성들에게 ‘절치부심’(切齒腐心) 자세를 특별히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군 장성진급 및 보직신고에서 “오늘은 한 가지 더 특별히 당부하고 싶다. 그것은 절치부심”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절치(切齒), 이를 갈고, 부심(腐心), 가슴을 새기면서 치욕이나 국란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그러기 위해서 제대로 대비하고 힘을 기르는 정신 자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임진왜란 이후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역사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임진왜란 이후로 큰 국란을 겪고 치욕을 겪었다면 군사력을 강화하고 키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임진왜란이 끝난 후 불과 30년 만에 정묘호란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진족이 우리 국경을 넘어서 서울까지 도달하는데 불과 며칠밖에 걸리지 않았다. 임금이 겨우 강화도로 피난해서 난을 피했다”며 “그 이후에 다시 병자호란을 겪는 데 9년이 걸렸다. 그동안 전혀 군사력을 강화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때 또 국경을 넘어서 청나라가 한양까지 도달하는데 불과 며칠이었다. 그때는 너무 황급해서 강화도로 피난하지도 못하고, 남한산성으로 겨우 피신했다”며 “결국 항복했고, 인조 임금이 무릎걸음으로 다가가서 삼배하고 9번 이마로 땅을 찍는 항복 의식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일을 겪었으면 그야말로 절치부심해야 하지 않나. 그러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나라를 잃었다. 35년간 식민지 생활을 해야 했다”며 “식민지를 겪고 2차 대전 종전으로 해방됐지만 나라는 남북으로 분단됐고 분단된 남북 간에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엔군의 참전으로 겨우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며 “그렇게 전쟁이 끝났다면 이제는 우리 힘으로 우리 국방을 지킬 수 있는, 그리고 그 힘으로 끝내는 분단도 극복하고 한미 동맹과 함께 동북아 안전과 평화까지 이뤄내는 강한 국방력을 가지는 데에 절치부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이 만약에 해이하다면 적어도 군대만큼은 절치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종전 후에 거의 70년 가까이 이 시점까지 아직도 한미동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우리가 독자적인 전시작전통제권까지 가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결국 힘이 없으면 평화를 이룰 수 없다. 저는 남북 간에 대화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핵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화를 통한 그런 식의 해결도 강한 힘이 있어야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며 “그런 주역들이 여러분이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면서도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안보환경 속에서 강한 군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는 비단 남북관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언젠가는 남북 분단을 극복할 수 있겠지만, 세계 최강의 강대국에 둘러싸인 것이 지정학적 우리의 안보 환경”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면서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지켜내는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군대 내에 성폭력 문제 또는 군기 사고가 때때로 일어나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있다”며 “그런 부분까지 극복해서 확실한 군기, 기강이 있는 군대를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