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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선명하게, '차세대 게임 그래픽'에 올인하는 게임사들

입력 | 2019-04-15 18:23:00


"보다 리얼하게, 보다 특별하게... 창작에 한계가 없는 게임 개발을 위해 그래픽 쪽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4월 4일,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가 2019년 신작 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트라하'를 개발한 모아이게임즈의 이찬 대표 또한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사양을 올려서라도 타 게임을 압도하는 그래픽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게임 그래픽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시프트업 신작 발표회에서 발표중인 김형태 대표 / 게임동아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 '차세대 게임 그래픽'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버 기술에서 강점이 있는 중국이나 엔진 개발 능력이 강화된 북미-유럽에 비해 새롭게 그래픽 분야가 국내 게임사들의 중점 요소로 지목되고 있는 모양새다.

차세대 그래픽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게임사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다. 엔씨(NC)는 '모션캡처 스튜디오'와 '3D 스캔 스튜디오'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구비하는 등 일찌감치 차세대 그래픽 체제에 대비하고 있기로 유명하다.

엔씨소프트의 모션캡처 장비 / 엔씨소프트 제공


모션캡처는 온 몸에 마커를 붙인 배우가 연기를 하면 배우의 동작과 표정을 그대로 인식해 캐릭터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기술로, 엔씨소프트는 모션캡처 전문 부서를 설립하고 엔씨 사옥 지하1층 컨벤션홀에 전문장비를 설치해 언제든지 생동감있는 영상 제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엔씨소프트는 2019년 상반기를 목표로 수원 광교에 모션캡처 전문 스튜디오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며 모션캡처 카메라 또한 증설해 기존 18대에서 약 100대를 설치해 확장 운영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3D 스캔 장비 / 엔씨소프트 제공


128대의 DSLR 카메라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3D 스캔 스튜디오'도 엔씨소프트의 그래픽 기술을 뒷받침해주는 강력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3D 스캐닝은 실제 대상을 다수의 카메라로 촬영해 3차원의 모델링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로, 엔씨소프트는 360도로 설치된 파이프 하나하나에 128대의 카메라와 조명이 부착된 3D 스캔 스튜디오를 통해 캐릭터의 성별, 나이, 외형의 미묘한 특징까지 잡아낼 수 있게 됐다.

시프트업(대표 김형태) 또한 최근 2개의 신작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그래픽 분야에 최고의 시설과 기술을 갖춘 회사로 재평가받고 있다.

최근 시프트업이 발표한 신작은 '프로젝트: 니케(Project:NIKKE)'와 '프로젝트: 이브(Project:EVE)로, 두 게임 모두 시프트업 특유의 선도적인 그래픽 기법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시프트업의 신작 '프로젝트 니케' / 시프트업 제공

시프트업의 2.5D 폴딩 기술 / 게임동아


먼저 '프로젝트:니케'는 '데스티니 차일드'의 모든 노하우가 집약된 Live2D ver 3.3의 기술에 더해 입체감을 더한 2.5D 폴딩 기술이 핵심이다. 이 기술은 종이를 2.5D로 접어낸 것처럼 하여 다시 생동감있게 후처리하는 기술로, 기존의 2D 그래픽으로 구성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4일에는 미디어 시연을 통해 시프트업은 '프로젝트:니케'의 캐릭터들이 2D 이미지 기반이면서도 웬만한 3D 게임보다 생동감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차세대 그래픽을 도입한 프로젝트 이브 / 시프트업 제공


두 번째 '프로젝트: 이브'는 차세대 모델링 촬영 방식을 도입해 극도의 사실감을 표현해 주목받고 있다.

이 방식은 먼저 조형을 만들어서 촬영하고 이를 다시 게임 소스로 바꾸는 방식으로, 게임업계에선 적용된 사례가 드물고 헐리우드 영화업계에서 주로 쓰이던 방식이다. 영화 못지않은 디테일을 게임 속에 담아야할 필요가 있을때 필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시프트업의 3D 스캔 장비 / 게임동아


또 시프트업은 '프로젝트 이브'에 기존의 모션 캡처를 뛰어넘는 '퍼포먼스 캡처' 기능을 도입, 다이나믹XYZ와 X센스 장비를 활용해 캐릭터의 액션과 얼굴 표정이 그대로 구현되게 함으로써 다가오는 차세대 게임 시장에서도 통할만한 그래픽적 강점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펄어비스 / 펄어비스 제공


마지막으로 '검은사막'을 서비스 중인 펄어비스도 그래픽 분야에서 둘 째가라면 서러울 만큼의 기술력 개발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그래픽을 포함한 게임 엔진이다. 펄어비스는 게임사들이 해외에서 만든 상용엔진을 쓰던 관행을 깨고 게임의 토대를 이루는 엔진을 직접 개발하고 있으며, 50여 명으로 구성된 게임 엔진 팀을 통해 게임 개발 속도와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당연히 그래픽 분야에서도 타 게임사를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펄어비스의 3D 스캔 활용 예 / 펄어비스 제공


여기에 펄어비스는 엔씨소프트와 시프트업과 마찬가지로 '3D 스캔스튜디오', '모션캡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5세대 이동통신과 클라우드 서버의 발달 등 기술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게임 엔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모션캡처 활용 예 / 펄어비스 제공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기술 점검, 구글과 '인텔-텐센트'가 공개한 'Stadia', 'Instant Play'도 이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넥슨의 트라하 400만 사전예약자 돌파 / 넥슨 제공


한편, 이같은 게임사의 차세대 그래픽 전쟁은 오는 4월 18일에 출시 예정인 '트라하'부터 불붙을 예정이다.

넥슨의 2019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 타이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트라하'는 언리얼엔진4 기반으로 차세대 그래픽에 방점을 찍은 작품으로 주목받아 왔으며, 넥슨의 신규IP로는 처음으로 사전예약자 수가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폭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