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젠더-통일-인간 등 주제로 27일부터 대학로 일대서 공연
남명렬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은 “뮤지컬, 전시회 등 좋아하는 장르가 많다. 나만의 책장을 만들고 싶어 요즘 목공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큰 키에 백팩을 짊어지고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 들어선 그는 연극만 생각하는 대학로 청춘의 모습이었다. 30년 넘게 배우로 연극무대를 누빈 남명렬 씨(60)가 올해 서울연극제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신진 작가부터 스타 연출가까지 좋은 작품들을 출품해 10편만 골라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했어요. 메시지는 물론이고 예술적 완성도를 주로 고려했습니다.”
그는 최근 연극 ‘오이디푸스’를 비롯해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영업사원으로 회사를 다니다 35세에 무대에 뛰어들었는데 운 좋게도 훌륭한 연출가, 작가를 만나 계속 연기할 수 있었어요. 무명 시절에는 어떻게든 연출가의 눈에 띄고 싶어 대학로를 배회하거나 꼭 공연장 근처에서 책을 읽었죠.”(웃음)
그는 ‘팬덤 문화’가 생긴 요즘 연극계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팬들을 몰고 다니는 후배를 보면 ‘내가 2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라고 우스갯소리도 해요. 그만큼 연극계가 짊어진 책임감이 더 커진 거죠. 연극은 누구보다 먼저 불편한 문제에 시선을 돌리고 내적으로 성숙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