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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김정은, 내년 대선 앞둔 트럼프 인내 시험”

입력 | 2019-04-16 09:58:00

대화 또는 핵실험 외 기다림을 선택
대선에 돌입하는 트럼프 관심 갖게 유도
핵무기 대량생산 옹호…비핵화 의지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행한 시정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 단념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의 인내심을 시험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미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상세하게 언급하면서 북한 핵무기에 대해 미국이 협상 자세를 바꾸는 경우에만 다시 정상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김위원장 연설에서 드러난 전략을 다음 다섯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김위원장은 지난 1년여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하거나 아니면 핵실험을 재개함으로써 위기를 조성하는 두가지 선택지만을 가졌지만 하노이 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확보하는데 실패한 뒤 기다리는 방법을 새롭게 선택했다.

김위원장의 이런 결정은 대화를 서두르는데 따른 비판을 회피하는 동시에 내년도 미 대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핵문제를 다시 주목하게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둘째, 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완화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유지를 지속한다는 입장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통신은 “김위원장은 제재 완화에 관심이 크며 이는 제재로 인한 고통이 크다는 것을 뜻하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천영우 전 6자회담 한국 대표의 말을 인용했다.

셋째, 김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없다.

영문으로 2800단어가 넘는 김위원장의 연설문에는 비핵화라는 단어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대신 김위원장은 “최근 우리 핵무장력의 급속한 발전 현실 앞에서” 안전을 걱정한 미국이 회담에 나섰다고 언급했다고 통신은 밝히고 이는 핵포기를 준비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김위원장이 “자위의 원칙을 확고히 고수하며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과거 자신의 핵무기 대량생산 지시가 옳았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김위원장의 발언이 미국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으며 북한이 미국을 사정권에 넣는 핵미사일 기술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벌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넷째, 김위원장은 제재에 대비한 내부단속을 하고 있다.

김위원장에게도 제재로 인해 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기다리는 전략이 70년 동안 이어진 김씨 가문의 통치에 대한 반발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그러나 김위원장은 최근 제재에 맞서 적들에게 “타격을 가해야”한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아버지 세대의 주요 간부들을 대거 젊은 세대로 교체함으로서 ‘장기화되는“ 전투에 앞서 권력을 강화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다섯째, 김위원장은 남한을 압박할 생각이다.

김위원장은 연설에서 문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그만두라고 요구했다고 통신은 전하고 이 발언은 북미관계보다 남북관계가 앞서 나가기를 꺼리는 문대통령에게 도전한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