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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삼킨 세계 문화유산’…과거엔 어떤 일 있었나

입력 | 2019-04-16 12:08:00

작년 9월 브라질 국립박물관 불타 소장품 90% 소실




프랑스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대성당이 15일(현지시간) 화마에 스러지면서 그동안 세계 주요 도시와 문화유적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의 아픈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발생한 문화유산 관련 대규모 화재 사건은 작년 9월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다.

리우데자네이루 북부에 위치한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중남미 지역 최대의 자연사 및 인류학 박물관으로 지난해 9월2일부터 이틀 간 이어진 불로 2000만점이 넘는 소장 유물과 화석, 표본 등 가운데 90% 이상이 소실됐다.

당시 화재로 사라진 소장품 중엔 거대 나무늘보와 검치호의 화석도 포함돼 있다.

이에 앞서 1996년엔 이탈리아 베니스의 유명 오페라하우스 ‘라 페니체’(Fenice·이탈리아어로 ‘불사조’를 뜻함) 극장이 불에 탔다.

라 페니체 극장은 1792년 개장 이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 가운데 하나로 불리며 ‘거의 완벽한 음향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었지만, 전기설비 과실에 따른 불 때문에 2004년 재개장 때까지 운영을 멈춰야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오페라하우스 ‘리세우’ 대극장(1947년 건립)도 1994년 발생한 화재로 로비와 강당의 말굽모양 아치만 남기고 전소됐다가 1999년 재건됐다.

또 1992년 11월20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주말마다 머무는 런던 서부 윈저성에서 조명기구 과열에 따른 화재가 발생, 소방관 250명이 15시간 동안 진화 작업을 벌여야 했다. 당시 진화 작업에 사용된 물만 650만리터(ℓ)가 넘는다.

윈저궁은 이후 복구 작업을 거쳐 1997년 재공개됐다.

같은 해 8월엔 보스니아 내전의 영향으로 사라예보에 위치한 19세기 건물 양식의 국립도서관이 파괴되고 소장품들이 불에 탔다.

당시 도서관엔 200만권이 넘는 서적과 각종 필사본, 사진 등이 소장돼 있었지만, 이 가운데 10% 정도만 회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보스니아 국립박물관은 내전 종식 이듬해인 1996년 유럽연합(EU) 재정지원 아래 복원에 들어가 2014년 재개관했다.

영국 국교회(성공회) 성당 요크 민스터도 1984년 번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1951년엔 스위스 제네바 대극장(1879년 건립)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발키리’가 상연되던 도중 화재가 발생했었다. 당시 불 탄 극장은 1962년에서야 다시 문을 열었다.

한국에선 2008년 ‘국보 제1호’ 숭례문 화재 사건과 2005년 강원도 산불에 따른 낙산사 화재 등이 문화유산과 관련된 주요 화재 사건으로 꼽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