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선 전 위원장 단원고 학생들에 당부 "다녀오겠습니다" 재학생 기억 영상 상영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은 16일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며 너무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않았으면 한다. 새 희망으로, 밝은 모습으로 이 사회에 어떤 구성으로 살아갈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 강당 단원관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추모행사 ‘다시 봄, 희망을 품다’에서 자신의 아들 찬호의 후배인 재학생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참사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사고 소식에 곧바로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너무나 불안했고, 불안은 슬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슬픔은 이내 분노로 변했다. 단 하루 동안의 일이다. 세월호는 ‘꺾인 삶’, ‘망가진 가정’이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국민을 이 나라 주인이 아니라 권력 장악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한 결과 보고서 조작, 공문서위조 등 국민 눈과 귀를 가리는 범죄가 이어졌다”면서 “창경호, 남영호, 서해훼리호, 그리고 세월호까지 20년 주기로 반복한 대형 여객선 참사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3, 5·18,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등 참사를 겪은 많은 유족이 한결같이 ‘유품을 남겨야 한다’고 기록과 보존을 강조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유품 등을 보존하는 데 매달렸다”며 “더는 세월호 참사를 슬프거나 아파하지 만 말고, 기억하면서 새 희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양동영 단원고 교장도 추도사에서 “우리 선배이자, 제자, 동료의 희생은 우리가 안고 가야할 단원고의 역사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추모행사에서 단원고 재학생 48명으로 꾸려진 추모합창단이 선배들의 희생을 기리며 ‘천개의 바람이 되어’ 등을 불렀다.
또 “다녀오겠습니다”로 시작해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맺는 추모 영상을 재학생 스스로 제작해 상영했다.
사회를 맡은 3학년 부회장 김민희양은 “시간이 흘러 5주기가 됐지만, 아직도 진실은 수면 아래 머무르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은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