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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現 의원 ‘세월호 막말’ 한국당 곤혹

입력 | 2019-04-17 03:00:00

차명진 “징하게 해 처먹는다”… 정진석 “그만 좀 우려먹어라”
SNS 파문 일자 황교안 즉각 사과… 19일 당윤리위 소집해 징계 논의




16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에서 헌화를 하고 내려오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야당 의원들에게 일부 참석자가 항의하고 있다. 이들은 황 대표를 향해 “세월호 참사 황교안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세월호 유족 비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 사과하고 징계를 위한 윤리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차명진 한국당 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썼다. 이어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고 있다”며 “애먼 사람한테 죄 뒤집어씌우는 마녀사냥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해당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다”라는 글을 올렸다. 안상수 의원은 정 의원의 페북 글에 “불쌍한 아이들 욕보이는 짓들이죠”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황 대표는 논란 차단을 위해 입장문을 내고 19일 두 사람의 징계 논의를 위한 당 중앙윤리위를 소집했다. 황 대표는 입장문에서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유가족과 국민들께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김순례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망언에 대한 당 윤리위의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이런 일이 터지면서 ‘3·8 보선’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 전 의원은 글을 삭제하고 “황 대표와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책임자로 고발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인 언어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다. 깊이 사과드린다. 페북(페이스북)과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도 해당 글을 삭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이 아닌 정치권을 향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한 얘기다. 유가족을 겨냥한 게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8회 국회를 빛낸 바른정치언어상 수상식’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기도 했다.

범여권은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극단적 언어를 통해 정치인들이 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들은 낯 두꺼운 당신들이 징글징글하다”고 공격했다. 민주평화당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한 소시오패스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정의당도 “글을 올린 의도와 시점이 너무 노골적이다. 사과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주관해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진행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오전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에만 참석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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