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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자본확충 규모… 이동걸, 1조원 안팎 제시

입력 | 2019-04-17 03:00:00

“인수자, 부채 일부만 충당해도 돼”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본 확충 규모를 1조 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금호산업의 지분 인수 금액과는 별개다. 시장에서 점치는 것만큼 인수자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이 역시 비싸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회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전액을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3분의 1, 4분의 1 등 일부만 충당해도 된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현 차입금은 3조7000억 원가량이다. 지분 대금을 4000억 원으로 가정하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액 1조 원을 더해 총 1조4000억 원이면 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이날 발언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가급적 많은 기업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 등 채권단도 매각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돕기 위해 충분한 수준의 유동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당초 금호 측은 5000억 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회장은 “스탠바이(예비용)로 조금 보충될 수 있다”며 지원 규모가 ‘5000억 원+α(플러스알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 25일 전에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정을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25일 전 자금 지원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매각 일정과 관련해 “4월 말∼5월 초 금호그룹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맺는 즉시 매각 주간사회사를 선정하는 등 공개 매각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기간은 최대 6개월 정도로 잡고 있다.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일괄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인수자가 원한다면 분리 매각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석화 “인수참여 제안 오면 검토”

이런 가운데 박삼구 전 회장의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플레이어로 적극 참여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러면서도 “인수 후보 기업에서 손을 잡자고 제안할 경우 원론적인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과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갈등을 빚다 2010년 금호석유화학을 떼어내 독립 경영에 나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542억 원이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