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호 전 대표 등 4명…‘가습기메이트’ 최종책임자 원료공급 SK케미칼에 과실치사상 혐의 첫 적용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002년 출시된 가습기메이트 제조 및 출시 과정의 최종 의사결정을 책임졌다. 2019.4.17/뉴스1 © News1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원료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SK케미칼 전 대표와 임원들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17일 오전 10시24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와 당시 임직원 3명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가습기살균제에 사용한 것을 알고 있었나’‘피해자들에게 하실 말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이들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에 대해 심문을 진행하고 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전망이다.
홍 전 대표는 2002년 출시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제조 및 출시 당시 최고책임자로 전 과정의 최종 의사결정을 맡았다. 홍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대표직을 맡은 김모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김 전 대표는 영장청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검찰은 SK케미칼을 수차례 압수수색해 1994년 이영순 서울대 교수의 가습기메이트 CMIT에 대한 유해성 보고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보고서를 SK케미칼이 원료의 유해성 소지를 알고도 추가 독성실험을 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한 과실의 증거로 보고 있다. ‘인체에 해가 없는 제품’이라고 제품을 허위 광고하고 소비자들의 민원을 부실 처리한 점도 관련 정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SK케미칼 박철 현 부사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SK케미칼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필러물산의 전직 대표도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SK케미칼에서 가습기메이트 완제품을 받아 판매한 애경산업의 전직 임원에 대해서도 지난달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 한 차례 기각됐으나 보강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