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전화해 "머리에 총알 박을 것" "무슬림 정치인에게 돼지 피" 게시물
미국 최초 무슬림 여성 의원인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을 살해 협박해 재판에 넘겨진 백인 남성이 수년간 아무 제약 없이 페이스북에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려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오마르 의원을 죽이겠다고 협박한 패트릭 칼리네오의 게시물에 대해 페이스북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칼리네오는 지난달 21일 오마르 의원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무슬림 형제를 위해 일하나? 오마르 의원은 테러리스트다. 그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버리겠다”고 말한 뒤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보도에 따르면 55세 백인 남성인 칼리네오는 페이스북에서 수차례 무슬림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해왔다.
칼리네오는 2013~2018년 페이스북에 8차례에 걸쳐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돼지 피 한 통”으로 무슬림 정치인과 대적하고 싶다고 적었다. 무슬림은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이 돼지의 식용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백인이 카메라를 향해 총을 겨눈 사진을 올리고 ‘무슬림에게 윙크하는 법’ 이란 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큰 총알 사진을 게시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을 해치고 있고 “일어나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무슬림에 대해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내는 폭스 뉴스의 보도도 공유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는 체포된 이후 경찰에게 “나는 애국자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한다. 우리 정부의 급진적인 무슬림을 증오한다”고 밝혔다.
칼리네오가 체포되고 2주 뒤 가디언이 페이스북에 이같은 게시물이 여전히 남아있는 이유를 묻자 페이스북은 칼리네오의 계정 자체를 삭제했다.
오마르 의원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를 정면 비판해 반(反)유대주의, 반(反)이스라엘로 몰렸다.
지난달 23일엔 9·11 테러를 표현하면서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했다(some people did something)’고 말해 후폭풍에 직면했다.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오마르 의원이 9·11 테러의 잔혹함을 축소해 표현했다는 비난이 거셌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와 함께 오마르 의원이 해당 발언을 하는 장면과 실제 9·11 테러 당시 뉴스영상을 교차편집한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