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뉴시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화재 관련 영상에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일어난 9·11테러 설명을 실수로 붙였다가 삭제하는 등 소셜미디어의 대처 능력이 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유튜브는 15일 노트르담 성당 화재 사고를 실시간 중계하는 NBC, CBS, 프랑스24 등의 영상 하단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발췌한 9·11테러 설명을 붙이는 실수를 했다고 CNN이 16일 전했다. 프랑스 검찰이 성당의 화재 원인으로 방화 가능성을 배제했는데도 유튜브가 테러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설명을 붙인 것이다. 유튜브는 논란이 일자 이 설명을 삭제했다. 유튜브 대변인은 CNN에 “이 설명이 알고리즘에 따라 만들어졌으며 우리 시스템은 때때로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유튜브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의 ‘팩트 체크(fact-check)를 동영상에 연결하는 기능을 제공하기로 했다. 허위정보(misinformation)를 걸러내기 위해 검증된 정보를 자동으로 생성해 링크를 거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번 노트르담 화재에서 이 알고리즘이 오판을 일으키면서 오히려 허위정보를 생산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노트르담 성당 화재와 관련해 특정 인종이나 종교 등의 소행으로 몰고 가려는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CNN은 “노트르담의 불길이 꺼지기도 전에 화재에 대한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인터넷에서 튀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인포워스(InforWars)에서는 잘못된 트윗을 인용한 방화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에서 CNN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도 등장했다. 이달 개설된 이 계정은 노트르담 성당 화재가 테러에 의해 발생했다고 주장했는데, CNN의 요청을 받고 트위터가 뒤늦게 이 계정을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포챈(4Chan) 등 인터넷 게시판이나 소셜미디어에서는 노트르담 성당 화재가 우발적 사고가 아닌 의도적인 행위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이번 사건과 무관한 과거 프랑스의 가톨릭 교회 훼손 사건 등을 연결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