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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횡령 혐의’ 코너 몰린 승리…영장 신청 임박?

입력 | 2019-04-17 16:12:00

경찰, 필리핀 팔라완 파티 등서 관련 진술 확보
수사 중반부 넘어가며 횡령 혐의도 구체화 돼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혐의가 구체화 돼가는 모양새다. 성접대 혐의는 여성의 유의미한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고,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이 석연치 않은 자금 흐름까지 포착한 상황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수사 초반 승리의 성접대 의혹은 이른바 ‘승리 카톡방’을 통해 드러난 대화 내용이 증거의 전부였다. 승리 카톡방은 ‘몰카 혐의’로 구속된 정준영(30)씨 등 동료 연예인과 지인들이 모여 불법 촬영물을 주고받아 논란이 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이다. 승리는 여기서 외국인 투자자 접대를 위해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직원에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채팅방에서의 성접대 의혹 당사자인 여성 2명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자리에 참석한 건 맞지만 성매매 접대 같은 것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관계자의 진술이 중요한 성범죄 관련 수사에서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의혹을 정면 부인한 것이다.

따라서 승리 성접대 의혹 수사는 난관에 봉착한 듯 했다. 하지만 경찰이 서울경찰청장 정례간담회 등을 통해 꾸준히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아레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성접대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리고 승리가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 섬 리조트에서 진행한 생일 파티 당시, 성접대를 위해 불렀을 것으로 의심되는 국내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8명이 참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서울경찰청장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관계자는 “기획사, 실제 기획한 임원 등을 부르고 개별 사안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라며 “게스트로 갔던 이들에 대해서도 현재 2명 정도 조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파티에 참석한 남성들과 성관계가 있었다는 여성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승리가 여성들의 여행 경비를 대신 지급해 준 것으로 보고 지급 경위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성접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12월 일본인 투자자 상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도 승리가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들을 동원해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당시 파티에 초대된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실제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계좌분석을 통해 여성들에게 비용이 지급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초반엔 갈피를 못 잡는 것처럼 보이던 승리 성접대 혐의 수사가 서서히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수사 초반에는 언급되지도 않았던 승리의 다른 혐의도 빠르게 수면 위로 드러나는 형국이다.
경찰은 지난 16일 버닝썬 자금 수억원이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승리와 유인석(34) 유리홀딩스 대표가 세운 몽키뮤지엄으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몽키뮤지엄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라운지 클럽으로 승리와 유 대표가 함께 세웠던 법인이다. 유리홀딩스는 몽키뮤지엄 지분을 100%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횡령 혐의와 관련해 승리와 유씨를 또 다른 건으로 이미 입건한 상태다. 유리홀딩스 회사 계좌에서 1100만원을 빼내 몽키뮤지엄에서 형사 사건에 연루된 직원의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다.

이처럼 수사 초반에는 불분명하던 승리의 혐의가 점차 굳어져 가면서 구속영장 신청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승리 측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거를 통해 혐의가 구체화만 되면 구속영장 신청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는 17일 승리 측 변호인에게 수차례 연락를 시도했지만 “죄송하다”는 말만 남긴 채 통화를 거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14분께 승리와 함께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입건된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씨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추가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횡령 수사의 경우 다음주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