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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침묵의 장기’ 신장암, 정기검진 받아 예방하세요

입력 | 2019-04-18 03:00:00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강동혁 교수(왼쪽에 앉은 사람)가 로봇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오른쪽 누운 환자 몸에는 로봇 팔이 들어간 상태에서 강 교수가 콘솔(로봇 계기반)로 조종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회사원 김모 씨(39)는 최근 건강검진 중 초음파검사에서 오른쪽 신장에 약 2cm 크기의 신장종양이 있다는 검진 결과를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인하대병원에서 정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신장암(악성 신장종양) 진단이 나왔다. 다행히 신장 주변부나 림프샘으로 전이되지 않은 국소 신장암이었다.

주치의 강동혁 비뇨의학과 교수는 ‘로봇 신장 부분절제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동의해 시행한 로봇 신장 부분절제술은 무사히 끝났다. 떼어낸 종양을 조직검사한 결과 신장 절제면(面)에 암(癌)이 침범한 소견은 나오지 않았다. 신장암이 사실상 완전히 제거된 것이다. 강 교수는 “주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겠지만 로봇 신장 부분절제술을 받은 후 김 씨는 완치됐다”고 말했다.

신장은 소변을 만들어서 우리 몸의 불필요한 물과 염분, 그리고 세포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찌꺼기 등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혈압 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고 칼슘 대사를 조절해 비타민을 합성하며 적혈구 생성을 조절하는 물질도 만들어낸다.

이처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신장은 기능이 5%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자각 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臟器)’로 불린다.

신장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더 높다. 예전에는 60, 70대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했는데 최근에는 식습관 변화 등으로 50대 이하에서도 발병률이 늘고 있다. 특별한 자각 증세는 없지만 혈뇨, 지속적인 옆구리 통증, 발열, 복부에 만져지는 종괴(腫塊) 혹은 체중 감소 등이 있으면 신장암이 진행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40세가 넘으면 신장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복부 초음파검사 등의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 씨 사례에서 보듯 건강검진이 활성화되고 초음파 기술이 발달해 말기 신장암 환자는 드물다.

강 교수는 “흡연은 신장암을 발생시키는 대표 위험인자로 금연은 필수적이다. 동물성 지방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신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장암 치료의 핵심은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 신장 기능을 얼마나 보존하느냐에 달려 있다. 로봇 수술의 장점은 바로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로봇 수술은 전통적인 복강경 수술보다 신장 부분절제술을 할 때 종양 제거와 봉합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수술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신장 부분절제술 외에 고주파 열치료술, 냉동요법 등이 가능하다.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12월 최신형 로봇 제4세대 ‘다빈치 Xi’를 도입해 로봇수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장암 수술을 비롯해 갑상샘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 수술 때 로봇을 활용한다. 로봇수술센터는 외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의 전문 의료진 11명과 로봇 코디네이터를 포함한 전문 간호 인력 5명으로 구성됐다. 기존 수술 방법으로 시행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를 최첨단 로봇으로 수술해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하고 빠르게 회복하도록 한다. 인하대병원은 17일 현재 로봇 수술 87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