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 개인 최다 21골 경신 가능
“손흥민은 전방에서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다. 토트넘의 ‘빅게임 플레이어’다.”
지난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시티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1-0으로 끝난 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가 전한 평가다. 당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팽팽한 흐름으로 진행됐던 당시 경기는 후반 10분 토트넘의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지는 변수와 함께 맨시티 쪽으로 기우는 듯한 느낌을 줬다. 그러나 손흥민이 후반 33분 완벽한 개인기에 의한 득점을 성공시키며 반전시켰다.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빅게임 플레이어’ 손흥민의 힘으로 일궈낸 승리였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난 18일 오전, 손흥민이 다시 ‘큰 무대 체질’임을 입증했다.
토트넘이 이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지난 1961-62시즌 유로피언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에서 준결승전에 오른 뒤 무려 57년 만이다. 손흥민도 챔피언스리그 4강은 처음이며 한국인으로는 박지성, 이영표에 이어 3번째다.
1차전의 득점보다 더 값졌던 골이다. 토트넘은 전반 4분 만에 맨시티의 라힘 스털링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너무나도 일찍 일격을 허용했기에 1차전에서 챙긴 이점은 완전히 사라졌고 전체적인 기세와 원정경기라는 핸디캡까지 고려할 때 한순간에 불리해졌던 토트넘이다. 운동장이 급격히 기울던 상황인데, 손흥민이 끌어올렸다.
스털링의 득점이 나오고 불과 3분이 지난 전반 7분, 손흥민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델레 알리의 패스가 맨시티 라포르테 맞고 흐른 것을 손흥민이 망설임 없이 슈팅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흥분해 있던 맨시티 선수들과 팬들의 맥을 끊어버리던 득점이었다. 이어 찬물을 끼얹었다. 손흥민은 다시 3분 뒤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루카스 모우라가 패스를 끊은 뒤 전진해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패스를 내줬다. 손흥민은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뒤 골대 오른쪽 상단을 노려 역전골을 넣었다. 소위 ‘클래스’가 다른 득점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에릭센의 빠른 패스가 들어왔는데, 정확한 퍼스트 터치로 수비수 움직임을 벗겨내 공간을 만들었고 이내 정확한 감아차기로 골문을 열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4호골을 작성했다. 개인 통산 챔피언스리그 득점은 12개로 늘어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전설인 막심 샤츠키흐(11골)를 넘어 이 대회 아시아인 최다골 신기록을 썼다. 시즌 전체 득점은 20골 고지에 올랐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12골을 비롯해 챔피언스리그 4골, 리그컵(카라바오컵) 3골, FA컵 1골로 20번이나 축포를 쏘아 올렸다. 지금까지 그의 한 시즌 최다득점은 2016-17시즌에 달성한 21골(리그 14골, 챔피언스리그 1골, FA컵 6골)이다. 커리어하이가 유력하다.
토트넘은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상태다. 비록 경고누적 때문에 아약스와의 챔스 4강 1차전은 결장하지만 2차전은 나올 수 있다. 모두 출전한다는 가정 하에, 최소 6경기에서 2골을 추가하는 것은 충분히 기대해 봄직하다.
숫자만으로도 찬사가 아깝지 않은데 내용을 살피면 더더욱 대단하다. 손흥민은 주포 케인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유난히 더 많은 득점에 성공했다. 많은 이들이 위기라고 할 때 펄펄 날았다. 더 중요한 것은, ‘손흥민의 골=승리’라는 공식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손흥민이 골을 터뜨린 16번의 경기(멀티골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