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로부터 급한 결재를 받고 싶어도, 국회에 불려가는 바람에 하루 이틀 지연될 때가 많아요.”
세종시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상사의 잦은 서울 출장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중앙부처의 한 서기관(41)은 “상사를 직접 만나 설명하면서 결재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회에 불려간 뒤 기약없이 기다려야 할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세종시가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5일까지 여론조사 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정부세종청사 21개 정부부처 공무원 1066명(5급 이하 974명, 4급 이상 92명)을 대상으로 ‘행정수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신과 상사들의 잦은 출장으로 업무의 비효율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출장 현황에 대한 조사에서는 월 평균 1~2회가 43.6%로 가장 많았고, 3~4회는 23%, 5회 이상도 17.3%에 달했다. 국회 및 서울청사 관련 업무로 출장가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 본인보다 상사의 출장빈도가 더 높았으며 상사 공석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업무 지연(59.9%)을 꼽았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무려 85.8%로 나타났다. 응답자 4명 중 3명(75.3%)은 국회 상임위와 예결위, 지원기관까지 이전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에 대해선 72.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여성가족부 등 중앙부처 및 대통령 소속 위원회, 관련 공공기관의 이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80% 전후로 높게 나왔다.
행정수도 기능 강화 및 효과에 대해서는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 강화에 찬성(89.7%)했다. 이들은 세종시가 온전한 행정수도로 기능하면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강화에 도움(86.2%),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82.6%)이라는 응답했다.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은 18일 이 같은 조사결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지난주 행정수도 완성 대책위원회 등이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했다”며 “조속히 행정수도를 완성해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고,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시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조사로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 ±3.1%p였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