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나쁜 인간/이든 콜린즈워스 지음·한진영 옮김/324쪽·1만6800원·한빛비즈
도덕을 얘기하는 데 여행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저자는 도덕을 얘기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이 주제에 관해 핵심적인 논점을 이야기할 만한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로 책을 조립한다. 말하자면 다큐멘터리적 도덕론이다.
여성으로서의 두려움을 딛고 유명 살인 전과자를 자신의 방에 불러 ‘해외에서 외인부대원으로 살다가 도덕에 대해 이해한 뒤 자수하게 된 경위’를 묻는가 하면, 금융 부정 사건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저널리스트를 찾아가 금융가의 도덕성 문제를 묻는다. 저널리스트는 “기업에서 불법행위란 오늘날 단지 벌금, 즉 비용으로 치부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마이클 샌델이 정의를 다룬 것처럼 도덕에 대한 두세 가지 체계를 정리해 두지는 않는다. 독자가 다양한 견해들의 충돌과 상호 인정, 때로는 위배를 경험하며 답을 모색하도록 놓아둔다. “도덕에 대해 탐색하며 1년을 보낸 뒤, 떠오른 생각은 무한한 미래에도 (도덕에 대한) 주관적 판단이 계속되리라는 사실이었다. 자신이 어떤 은하에 살게 되더라도.”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