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태안군 옹도 난도|
괭이갈매기 수만 마리의 군무가 펼쳐지는 천연기념물 334호인 난도. 괭이갈매기는 부리가 매서운 편이어서 활강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기자는 그동안 충남 태안군에 대한 선입견 두 가지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가을에 우르르 몰려가서 먹는 새우, 전어 외에 먹을거리가 있겠냐는 것이었다. 또 여름 관광지로 유명한 안면도 외에 볼거리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둘 다 큰 오해였다. 오히려 태안의 진면목은 봄에 있었다. 겨우내 숨죽였던 먹을거리가 넘쳐났고, 볼거리는 풍성했다.
태안아 미안해!… 봄 향기 가득한 태안의 맛
올봄에 태안을 둘러볼 계획이라면 우선 식도락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다. 취재차 현장에서 식사를 하던 기자는 반찬 하나하나를 맛볼 때마다 감탄과 함께 ‘왜 지금까지 이런 맛있는 음식을 몰랐을까’라는 반성을 했다. 과장이라 여길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솔직한 심정은 그랬다.
간장게장 게국지 세트
한 상 가득 차려진 반찬은 단순하게 종류만 많은 수준을 넘어서 하나하나가 모두 정갈하고 맛있었다. 감태와 김에 따뜻한 밥을 올리고 어리굴젓과 나물을 곁들이다 보면 순식간에 밥그릇이 비워졌다.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먹다 보면 수긍할 만한 수준이다. △게장+게국지 4인 세트 11만 원·2인 세트 7만 원. 충남 태안군 안면읍 장터로 176-5.
우럭젓국
실치회
태안아 고마워!… 태안 찾은 괭이갈매기와 상괭이
옹도란 이름은 모양이 옹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 1907년 등대가 세워졌고, 주위 풍광이 아름다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 16경’과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섬 20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섬 가운데 주목할 곳은 옹도다. 모양이 마치 옹기와 같다고 해서 옹도라 이름 지어진 이 섬에는 1907년 등대가 세워졌고 이를 운영하는 등대지기 2명이 상주하고 있다. 2007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 16경’과 2012년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섬 2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옹도에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것은 2013년부터로 비교적 최근 일이다. 안흥항에서 약 12km 떨어져 유람선을 타고 가면 30분가량 걸린다. 섬까지 가는 도중에 가의도, 단도, 정족도 같은 섬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옹도의 등대와 항아리 조형물.
선착장을 따라 등대로 올라가는 산책로에는 동백나무 군락이 자리 잡고 있다. 동백나무의 수령은 2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이 좋다면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를 볼 수 있다. 5월 중순부터 보이기 시작해 가을이 오기 전까지 옹도와 주변 섬을 둘러싼 바다에 출몰한다. 순한 성격으로 유람선 주위에서 뛰어놀기도 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옹도의 비경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옹도 주변 바다다. 4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옹도 주변 바다는 푸른색에서 초록으로 변한다. 바다가 마치 푸른 초원처럼 느껴진다. 또 장마 때 신기루 현상이 나타난다. 주위 섬들이 버섯처럼 보이거나 아무것도 없는 수평선에 오렌지색 절벽이 보일 때도 있다고 한다.
괭이갈매기가 연출하는 난도의 풍광은 경이롭다. 섬 곳곳에 하얀색 점처럼 보이는 괭이갈매기들이 배의 엔진소리를 듣고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모습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남는다. 시간에 따라 다른 각도로 비치는 햇볕에 의해 섬의 풍광이나 빛깔도 달라진다. 난도를 둘러보려면 안흥항 등에서 낚싯배를 빌려야 한다. 낚싯배 삯은 10∼14명 기준 70만∼85만 원 정도로 비싼 편이나 난도는 그만한 가치를 한다.
여행 정보
옹도 가는 법: 신진도 안흥외항에서 옹도에 하선하는 유람선 코스가 있다. 가의도∼옹도 하선(1시간)∼독립문바위∼사자바위를 차례로 방문한다. 2시간 40분이 걸리며 선착순으로 전화 예약을 받는다.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평일 오후 2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2시 출항. 성인 2만6000원, 어린이 1만3000원, 단체 2만3000원.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부두길 109.
태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