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광학, 국내외 유수기업에 광학 부품-시스템 공급 최근 인도 우주연구기구서 위성용 대형거울 주문받아 제작
1999년 설립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로 국내외 유수 기업에 광 부품 및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그린광학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본사 전경과 ㈜그린광학의 대구경 광학계 연마장비 설비 사진(왼쪽부터).
1999년 설립 이후 급속한 성장을 거쳐 국내에선 드물게 광학 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후 20년 동안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로 국내외 유수 기업에 광 부품 및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주된 사업영역은 산업용, 군사용, 우주항공용, 의료용, 원소재, 스마트 디바이스 등 6개 분야이다.
미래산업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광학 기술
최근 우주천문학 분야에서는 수십 m에 이르는 대형 망원경 장치를 이용해 별과 은하의 생성을 연구하는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그린광학은 우주천문학 분야의 니즈를 보다 빠르게 파악해 1.6m급 망원경의 주 반사경을 제작해 국내에 성공적으로 설치·운영 중이다. 주경 제작 과정에는 해외의 선도연구그룹과 협업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는 국내 제작이 가능하도록 공정 기술의 습득과 검증을 완료했다. 면의 형상정밀도가 10nm(나노미터·1mm는 10억분의 1m) RMS 수준으로 높은 완성도의 결과를 확보했다.
현재 그린광학의 제조기반은 1.5m급 대형 반사경을 양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의 위성용 대형 광학거울 제작을 주문 받아 양산 진행 중에 있다. 회사는 앞으로 2m급 반사경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가공장비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구축된 생산기반이다. 또 향후 국내 천문우주 관측기기의 국산화뿐만 아니라 인도, 유럽 등의 대형 반사경 수주를 통해 수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광학기술의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목표이다.
SiC 광학거울 제작 기술은 최근 유리기반의 광학거울에서 세라믹 등의 신소재를 이용한 광학반사경 제작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각광받고 있다. 이는 높은 강성 및 경량화 측면에서 유리하고 온도 등의 환경영향성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
그린광학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및 미국천문관측소(NOAO)와 수년간 SiC 가공기술 연구와 대형 SiC 광학거울 개발을 협업해오며 기술 경쟁력을 키워왔다. 최근엔 300mm급의 SiC를 이용한 광학거울을 제작했다. 이는 항공기 탑재체 경량화 카메라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린광학은 유럽, 일본, 한국에서 각각의 공법으로 생산된 SiC 재료의 가공 특성들을 데이터화하고 있으며 최상의 가공 품질을 통해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린광학은 더 나아가 자체 경량화 설계기술을 확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85% 수준으로 초경량화된 광학거울을 지지할 수 있는 구조체 설계 또한 자체 기술로 설계 분석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선 것이다. 회사는 향후 상업인공위성의 확대와 더불어 위성탑재 광학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린광학이 이뤄낸 경량화 기술은 국내 광학기술이 우주광학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커다란 발판이 될 것이다.
미래산업의 축이 될 다양한 산업 분야를 모두 휩쓸며 성장세를 이끌어 온 그린광학의 저력은 무엇일까. 조현일 대표는 “선진국과의 협업과 연구기반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1.6m급 광학거울 제작. 경량화 사진. 경량화 광학거울(300mm급).
매출 대비 최대 20% 연구개발 투자 ‘미래를 보는 눈’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두루 성과를 낼 수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기술력과 실제 적용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만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실제 접목 사례를 만들어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기술에 있어서만큼은 조금의 양보도 없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설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다양한 설비를 갖춰야만 광학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발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형상 설비로 5축 초음파 가공기, 초정밀 평면연삭기(m급)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DTM(Diamond Turning Machine) 장비까지 보완하면서 대부분의 제품을 자체적으로 가공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올라섰다.
연마 장비로는 슈나이더사의 최신 센터링, 그라인딩, 폴리싱(제어기반), MRF(Magneto Rheological Finishing) 장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외 최첨단장비를 보유하면서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즉각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코팅장비로는 10여 대의 세분화된 장비를 보유했고 최대 3.2m까지의 코팅을 가능케 했다. 이 외에도 조립편심장비, MTF 외 다수의 측정장비를 갖춰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광학기술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시장 전반의 분석이다. 산업기기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주변을 파악하는 광학 기술의 고도화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내 기초산업이 주춤하면서 그린광학 역시 기본산업의 매출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으나 우주천문광학, 항공 등 신사업의 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있다.
조 대표는 “신사업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매출액을 500억 원대로 잡고 있다”며 “한국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시장의 요구를 언제든 맞출 수 있는 광학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미래를 이끄는 광학산업 분야 대표 기업될 것” ▼
㈜그린광학 조현일 대표 인터뷰
조 대표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에 큰 방점을 찍었다. 직원들의 능력을 키워주면서 회사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직원들의 자녀가 입사해도 좋을 정도의 회사를 일궈가는 것을 목표로 경영하고 있다. 또 그는 단순한 돈벌이 목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광학 분야에서 실력을 키워 나가 국내에서 명실상부한 기업으로 자리 잡고자하는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조 대표는 “뚜렷한 방향성은 사업을 함에 있어 사명감과 자부심 그리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CEO들도 방향성을 잘 잡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린광학은 일찍이 ‘기본적인 산업’과 ‘미래산업’에 투자하며 ‘우주광학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다. 이는 그린광학이 가지고 있는 강점으로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5G,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산업 등 현재의 사회와 산업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언제나 준비된 상태로 감각을 곤두세워 타이밍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짚으며 “일찍이 사람과 장비에 아낌없는 투자를 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린광학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실력을 키워 나가고자 해외 전시회 및 학회 참여 등 적극적으로 견문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까지 도약한 덕에 회사는 세계시장의 흐름과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이끌어온 조 대표는 “우리나라는 미래산업의 한 분야가 될 기초광학 산업에 투자가 미비해 발전이 더디다”며 “이공계열 육성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다음 세대를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