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이들은 법원에 선처 호소하기도
터핀 일가족 -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3남매를 쇠사슬에 묶어 학대해온 부부에게 사실상의 종신형이 선고됐다.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상급법원은 19일(현지시간) 고문, 불법구금 등 14가지 혐의를 적용해 데이비드 터핀(57)·루이즈 터핀(50) 부부에게 최저 징역 25년, 최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터핀 부부의 잔악하고 비인간적인 학대는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재능을 발휘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1월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은 ‘쇠사슬 13남매 사건’으로 불리며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로스앤젤레스 동쪽 소도시 페리스에 거주하고 있는 터핀 부부는 2세부터 29세까지 13남매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장기간 집안에 가둔 채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부는 자녀들을 홈스쿨링을 통해 교육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부는 반항하는 자녀를 침대 다리에 쇠사슬로 묶거나 개집 형태의 우리에 가두는가 하면 1년에 한두 번만 샤워하게 하는 등 극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들은 병원도 거의 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은 모두 태어나서 치과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심하게 아플 경우, 드물게 병원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 부부는 아이들을 디즈니랜드에 데려가 단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 겉으로는 정상적인 가정인 것처럼 행세했다.
이 같은 엽기적 범행은 자녀 중 17세 소녀가 집에서 빠져나와 911에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재판 과정에서 일부 자녀는 법원의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3남매 중 대부분은 법정 증언을 통해 부모가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일부는 여전히 부모를 사랑하며 용서한다고 말했다.
13명의 아이들 가운데 4명은 선처를 호소했다. 한 아이는 “난 부모님들 모두 사랑한다. 우리를 기르는 최선의 방식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오늘의 나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그들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