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맨시티와의 정규리그 34라운드서 0-1 패
맨체스터 시티 킬러로 자리매김하면서 자신의 시즌 최다골(2016-17시즌 21골)과 동률을 이룰 기회는 놓쳤다. 팀도 패배했으니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경기가 됐다. 그러나 손흥민의 가치는 재확인된 무대였다. 현 시점 토트넘의 희망은 분명 손흥민이다.
토트넘이 2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리버풀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는 맨시티는 28승2무4패 승점 86점이 되면서 선두를 탈환했다. 반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걸린 4위 경쟁을 펼치는 토트넘은 22승1무11패로 승점 67점에 발이 묶였다. 아직 3위지만 4위 아스널(66점)이 34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상황이다.
손흥민은 1차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했고 2차전에서도 홀로 2골을 터뜨려 시즌 4관왕에 도전하던 맨시티 선수들과 팬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정규리그에서 격돌한 대결에서도 손흥민은 토트넘의 선봉에 섰다. 하지만 경기 양상이 챔스와는 다소 달랐다.
다소 수비적인 모습으로 나왔던 8강 1차전 등 자신들답지 않았던 챔피언스리그 때와 달리 이날 맨시티는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경기를 지배했다. 다양한 형태의 공격 루트로 토트넘 수비수들을 어렵게 만들었고 이는 상대가 준비한 역습을 원천봉쇄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던 토트넘이 그래도 골에 근접한 장면을 만들었던 것은 손흥민이 공을 잡았을 때였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루카스 모우라와 투톱으로 전방에 배치된 손흥민은 몇 번 주어지지 않은 찬스를 스스로의 힘으로 살려내며 고군분투했다.
전반 2분 만에 첫 슈팅이 나왔다.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과감하게 달려 들어간 뒤 순간 동작으로 마크맨을 떨어뜨리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각이 많지 않아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주력을 갖춘 양발잡이’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백미는 전반 44분에 나왔다. 손흥민이 하프라인 아래에서 공을 정확한 터치로 잡아낸 뒤 빠르게 돌아서 환상적인 질주로 맨시티 문전까지 접근했다.
추격하는 맨시티 3명의 선수 모두 손흥민의 스피드를 따라오지 못했고 2명이 가로막는 상황에서도 높은 집중력으로 공을 지켜낸 뒤 슈팅까지 이어갔다. 슈팅이 골키퍼의 겨드랑이 사이를 통과하지 못했던 게 아쉬웠으나 레벨이 느껴지는 플레이였다.
맨시티가 더욱 점유율을 높였던 후반전에는 손흥민에게 향하는 패스가 더 드물어 이렇다 할 찬스를 추가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토트넘에서 그래도 반짝반짝 했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핵심 골잡이 케인이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토트넘이 기대야하는 선수는 분명 손흥민이다. 상대의 집중견제가 높아질 것이 자명하기에, 스스로도 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