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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멈추는 서울 지하철…현장에선 “인력 부족” 지적

입력 | 2019-04-21 09:02:00

올해 철도사고·운행장애 목표 ‘0’, 이미 4건 발생
현장인력 2017년보다 1.6%↓…노조 “인력부족해 사고 못막아”



3월14일 오후 서울 도봉구 7호선 도봉산역에 열차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표출되고 있다. 2019.3.14/뉴스1 © News1


 올해 들어 서울 지하철에서 시설 문제로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올해 목표는 철도사고 및 운행장애 건수 ‘0’이었는데 1분기가 갓 지난 시점에 이미 4건이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시설은 노후화되는데 오히려 유지보수 인력이 줄어들면서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철도사고는 2월10일 3호선 수서역 시설물 파손과 3월14일 7호선 탈선 등 2건, 운행장애는 5호선 장한평역 열차 고장 1건이 발생했다. 이는 18일 발생한 5호선 단전사고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이번 사고도 향후 조사 절차가 끝나면 관련법에 따라 철도사고 또는 운행장애로 기록된다.

철도사고는 열차 충돌·탈선·화재사고와 시설물 손괴를 비롯한 철도안전사고 등을 포함하는 범주다. 운행장애는 철도사고 외에 운행허가를 받지 않은 구간을 운행할 목적으로 열차가 주행한 경우, 열차의 안전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선로, 신호장치 등 철도시설의 고장, 파손 등이 발생한 경우 등을 뜻한다.

공사의 철도장애 및 운행장애 건수는 2016년 17건에서 2017년 11건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6건으로 다시 줄었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부터 사고가 이어지면서 1분기가 갓 지난 시점까지 4건이 발생해 지난해 발생건수의 2/3를 채웠다.

특히 공사는 서울시의회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영목표로 철도사고 및 운행장애 0건을 제시했다. 이미 목표달성에 실패한 셈이다.

이를 두고 회사 내부에서는 유지보수 인력을 충분히 두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섭 서울교통공사 노조 정책실장은 “2017년 통합 공사가 출범하면서 중복·유사업무 인원을 줄이는 과정에서 현장 유지보수 인력이 줄어든 것으로 체감한다”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막을 수 있는 사고도 막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무직은 통합 이전 양 공사에서 각각 10명씩이었다면 통합 이후 20명이 필요하지는 않을테니 감축이 합리적일 수 있다”며 “그러나 승무 및 유지보수 인력은 역사, 열차가 줄지 않은 이상 적어도 기존 숫자만큼 유지는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사에 따르면 전체 직원 가운데 본사 인원을 제외하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2017년 1만4990명에서 2019년 4월 1만6036명으로 7% 늘었다. 그러나 이는 비정규직을 제외한 수치이며, 공사는 2018년 3월 1285명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올 4월 현업 인원에서 1285명을 빼면 14751명으로, 2017년과 비교해 오히려 1.6% 줄어든 셈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인원 감축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통합 이전 전체 인원 대비 현업 인원 비율은 92%대였으나 통합 이후 약 3% 증가해 95%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안전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고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공사는 노후 시설 및 차량을 교체하는 한편 더 견고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총 9280억원을 들여 열차 746량을 교체할 계획이다. 더불어 Δ안전한 환경 Δ안전한 작업 Δ위험요소 제거 Δ안전체계 유지 Δ실수방지 등 5단계에 걸쳐 안전 관련 사항을 살피는 ‘안전5중방호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