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환영 만찬, 25일 단독 및 확대 회담 열릴 가능성 전용 열차 이용시 15시간 내외 걸릴 듯…北 매체 보도 수준에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2019.3.5/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후 처음으로 열리는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김 위원장은 오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처음으로 ‘대면’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러 정상회담 일정이 24일 만찬, 25일 단독 및 확대회담으로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장소는 모두 블라디보스토크다.
북러는 정상회담의 ‘4월 말’ 개최 사실을 확정한 것 외에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실 4월 말 개최 일정도 러시아에서만 공식 발표한 것이다.
양 측이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 합의에 의한 것인지, 사전 협상 과정에서 세부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탓인지는 분명치 않다.
현재로선 이번 주 정상회담의 개최는 분명해 보인다.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한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교는 이미 지난주부터 학생들의 출입마저 전면 통제된 상태다. 극동연방대의 모든 수업이 취소됐으며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의 호텔과 식당 등의 예약도 쉽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루트는 아직 전해진 바 없다. 열차와 비행기 두 가지 루트가 있는데, 현재로선 열차 방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창선 부장이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을 점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이 약 이틀 간의 열차 여정도 마다하지 않았던 점, 비행기 이용 시 우려 사항인 안전 문제도 김 위원장의 열차를 통한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곳은 남북러 3각 물류 협력 사업이 논의되던 나진-하산(러시아) 지역이자 한반도가 러시아와 유일하게 국경을 맞닿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소요 시간은 미지수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700km 정도로 열차를 이용해도 15시간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다소 열악한 철도 사정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만찬이 확정 사안일 경우 김 위원장은 23일 오후나 저녁에 평양을 출발해 24일 도착하는 일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중국 방문 때와 하노이 정상회담 때도 오후 늦게 혹은 저녁에 평양을 떠났다. 해가 진 뒤에는 외부의 정보망에서도 김 위원장의 열차 동선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그간 북러 정상회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러시아 측이 호의를 제공해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를 평양으로 보낼 가능성도 제기한다. 연식이 높은 북한의 비행기 사정과 의전, 대외적으로 표출된 북러 우호의 메시지를 모두 고려한 조치라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김 위원장의 출발에 맞춰 대대적으로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북한은 과거 김 위원장의 정상 외교 행보도 김 위원장의 경호 문제를 고려한 듯 다소 시점을 늦춰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방중과 1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는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김 위원장의 행보를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북러 수교 70주년과 비핵화 협상 교착에서의 북러 우호 증대 필요성 등을 감안해 북한 매체가 이번 정상회담 관련 보도도 초반부터 대대적으로 낼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편으론 지난 2월 하노이 방문 때 대내외적으로 대대적인 선전을 했음에도 결국 회담의 결렬로 ‘망신’을 당한 북한이 이번에는 소극적인 선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