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챔피언결정전이 열린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는 8765명의 관중이 꽉 들어찼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연일 매진 행진이다. 프로농구에 봄이 왔다. 사진제공|KBL
매년 봄, 국내 프로농구는 플레이오프(6강, 4강)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해당 시즌 최강자를 가린다.
6개월간의 장기레이스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상에 오른 최강 두 팀 간의 맞대결은 농구 팬들의 관심이 모을 만한 카드였지만, 최근 몇 년간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 중계 시간을 피하기 위해 경기 시간 변경을 하는 등 눈치를 봐야 하는 신세였다. 언젠가부터 챔피언결정전에도 관중석 한 구석이 비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 간의 챔피언결정전은 연일 매진 사례가 이뤄지고 있다. 인천에서 열린 3차전(8534명), 4차전(8765명)은 연달아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 치워 버렸다.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5차전도 마찬가지다. 예매 판매분 5000석은 일찌감치 매진이 된 가운데에 현장에서는 입석표만 판매가 이뤄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정석(특석)이 매진된 사례는 있었지만, 비지정석(일반석)까지 사전에 매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5차전에도 매진이 이뤄지면서 올 시즌 플레이오프는 2014~2015시즌 이후 4시즌 만에 10만 관중을 넘어섰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6강PO때부터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6개 팀이 각기 다른 스타일로 각자의 강점을 살려 특색 있는 농구를 펼쳤으며 감독 간의 지략대결도 재미있게 펼쳐졌다. 여기에 이대성(현대모비스), 송교창(KCC), 양홍석(KT), 이대헌(전자랜드)과 같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창단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전자랜드의 스토리 등이 어우러지면서 팬들의 흥미를 높였다. 좋은 경기력, 팬들의 눈길을 끄는 스타플레이어의 존재, 스토리가 더해지면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식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직장인 팬들을 위해 KBL이 시도한 평일 경기 시간 변경(오후 7시→오후 7시반)도 정규리그 초반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찾은 전자랜드의 한 팬은 “농구장에 팬들이 많이 몰리면서 주변 교통정체가 심했다. 경기시간이 7시였다면 2쿼터나 되어야 체육관에 들어갈 뻔했다. 7시30분 경기여서 교통체증이 있었음에도 퇴근 후 경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9년, 프로농구의 봄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