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사진제공|KPGA
캐나다 교포 이태훈(29)이 살얼음판 승부 끝에 선두자리를 지켜내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이태훈은 21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7160야드)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 원·우승상금 1억 원)에서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하고 개인 통산 2승째를 안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 파 퍼트가 들어갈 때까지 우승자를 알 수 없는 살얼음판 승부였다.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 18번 홀 역시 공교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태훈과 김재호 모두 비슷한 위치에서 버디 퍼트를 남겨놓았다. 먼저 퍼터를 잡은 이태훈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공은 컵 왼쪽을 빗겨간 뒤 50㎝가량을 더 굴러갔다.
이제 김재호의 차례.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공도 홀 오른쪽을 지나치면서 선두에게 다시 기회가 넘어갔고, 이태훈이 챔피언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17년 신한동해오픈에서 ‘리처드 리’라는 이름으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뒤 2년 만에 다시 감격을 맛본 이태훈은 “지난해 우승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올 시즌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고 활짝 웃은 뒤 “모든 대회가 소중하지만 오늘은 특히 개막전 우승이라서 더욱 뜻깊다. 올 시즌은 내 골프 인생에서 중요한 해가 될 듯하다”며 의미를 전했다. 이어 이태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면서도 “KPGA 코리안투어 대상을 거머쥐면 유러피언투어 시드를 받게 된다. 개막전 우승을 한 만큼 이 부분 역시 고민해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