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온 키움 이정후가 동점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3년 차부터가 진짜래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1)에게 지난 2년은 분명 ‘뛰는’ 해였다.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모두 움켜쥐면서 대형 신인, 그리고 슈퍼스타의 탄생을 예고 및 실현시켰다.
급격한 성장세는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자연히 쏠리는 기대감 역시 커졌다. 부담이 이중 삼중으로 가해지는 상황에서 맞이한 프로 3년 차.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받은 왼 어깨 수술의 재활로 인해 약간의 부침까지 있었다. 그러나 3년 차 이정후는 여전히 더 위를 바라보고 있다. 뛰는 것을 넘어 ‘나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남모를 고충도 있었다. 쏟아지는 기대감에 따른 막연한 충고가 그를 더욱 더 압박했다. 이정후는 “주변에서 ‘넌 언젠가 다시 좋아질 거야’라고 하는 말이 참 싫었다. 내가 못하고 있는 건 지금 당장 ‘현재’인데,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에 대해 막연히 말하는 게 별로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활약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로는 연차를 꼽았다. 이정후는 “1,2년 차에는 그저 뭣도 모르면서 야구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3년 차서부터는 스스로 느끼는 의미가 다르다. 선배들이 모두 3년 차부터 나오는 ‘평균’이 자신의 진짜 야구라고 하더라. 그래서 더욱더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어깨 재활 여파로 최근 잠시 휴식을 취했던 이정후는 21일 경기에서 자신의 ‘나는 모습’을 톡톡히 보였다. 팀이 1-3으로 뒤진 5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등장해 주자 두 명을 불러들이는 깔끔한 중전안타를 날렸다. 재충전 뒤 본격적으로 다시 시동을 걸면서 3년 차 비상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