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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첨가물 없이 장시간 자연발효 숙성… 5년후 연매출 100억원 목표

입력 | 2019-04-22 03:00:00

<97> 남해군흑마늘주식회사
인터넷 쇼핑몰-온라인 통해 판매… 일본-미주지역 등 해외수출 활발
쑥 훈증 발효 흑마늘 등 특허등록… 50만 달러 수출탑 수상 영예도




남해군흑마늘㈜ 직원들이 편백함에 통마늘과 인진쑥을 담고 있다. 이 통마늘은 70도 안팎의 숙성실에서 25일 이상 지나면 흑마늘이 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일해백리(一害百利).

냄새 하나만 불편할 뿐 백 가지가 이롭다는 마늘. 곰이 100일 동안 어두운 동굴 속에서 마늘과 쑥만 먹고 버텨 내 끝내 인간이 됐다는 단군신화에도 마늘이 등장한다. 서양에서도 마늘의 독특한 효능과 다양한 쓰임새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만큼 마늘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호식품이었다.

15일 오후 찾은 남해군흑마늘주식회사(대표 정윤호)는 ‘보물섬’인 경남 남해군 설천면 비란리 대국산성 아래 양지바른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잔잔한 바다 건너 동쪽으로는 창선도가 손에 잡힐 듯 들어왔다. 정 대표는 “흑마늘의 모든 것을 알려드리겠다”며 회사 2층 사무실로 안내했다. 국내 굴지의 식품업체 간부 출신인 문승환 부사장(66)과 청춘을 마늘 가공사업에 쏟은 김명진 사업본부장(50)이 반겼다.

김 본부장은 “흑마늘이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장시간 자연발효 숙성을 해 유용 성분은 유지하면서 불쾌한 냄새만 제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색상만 검게 바뀔 뿐 새콤달콤한 맛이 나고 항산화물질도 가공 전 생마늘에 비해 높다는 것. 남해군특산물유통협의회는 해독과 항암작용, 당뇨와 고혈압 개선, 신경 안정, 강장, 노화방지 등을 숙성 흑마늘 10대 효능으로 꼽는다.

남해군흑마늘주식회사가 내세우는 최대 강점은 독특한 숙성 방식. 이 회사는 편백나무 함(case)과 인진쑥을 사용해 70도 안팎의 전용 숙성실에서 한 달간 숙성시킨다. 전용 숙성실은 5t짜리 7개로 흑마늘 가공업체 가운데 규모가 큰 편이다. 품질의 균질성 확보와 대량 생산이 가능한 이유다.

20kg짜리 편백함에 깨끗하게 선별한 통 생마늘과 인진쑥을 채우고 이를 차곡차곡 숙성실에 넣은 뒤 수시로 온도와 습도, 맛의 변화 등을 체크한다. 문 부사장은 “편백함을 사용하고 여기에 맞춰 설계한 대형 숙성실은 독보적이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아 타사에서는 모방하기 어렵다. 여기에 인진쑥의 독특한 향이 배면서 마늘의 역겨운 냄새를 없앤다”고 자랑했다. 잔류 농약 등 유해성분을 모두 잡아준다는 것. 물론 이 회사는 해풍을 맞고 자란 남해 마늘만 쓴다.

숙성실을 거친 흑통마늘은 흑알마늘과 깐마늘, 정과절편, 진액 등으로 포장이 된다. 남해군흑마늘주식회사의 브랜드는 ‘이가락 흑마늘 강산(强蒜)’이다. 모두 혈액 순환을 돕는 제품들이다. 이가락 흑알마늘의 매출이 14억 원 정도로 가장 많다. 이가락 강산흑마늘 진액도 4억 원어치를 판다. 아연을 첨가한 이가락 힘흑마늘 진액도 인기 상품. 최근 내놓은 이가락 흑마늘 정과절편은 꿀을 가미해 맛이 좋다.

인터넷 쇼핑몰과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대부분이다. 일본과 미주 지역 수출도 활발하다. 풀무원과 한국야쿠르트, 천호식품에 원료로도 납품한다. 올해 매출 예상액은 30억 원. 김 본부장은 “기술력과 설비가 뛰어나다. 정밀 가공과 포장재 혁신, 판로 개척을 통해 5년 뒤엔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쑥 훈증을 이용한 발효 숙성 흑마늘’ 등 특허도 여러 건 등록했다. 기술혁신 중소기업, 벤처기업,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등도 자랑이다. 최근 50만 달러 수출탑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이 회사 직원 18명 가운데 13명이 지역 주민. 경상대 기업부설연구소와 공동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내 가족이 먹지 않으면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각오로 농민의 땀방울을 소중하게 여기고 소비자와 고객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