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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베스트셀러 작가 된 뮬러 특검

입력 | 2019-04-22 03:00:00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보고서를 읽고 있는 한 여성. 국가안보에 민감한 내용은 법무장관의 권한으로 검은 줄을 쳐서 공개되지 않았다. 폴리티코 사이트 제공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위해 2017년 5월 임명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그의 등장 후 약 2년간 미국 정치권에는 ‘러시아 스캔들’이란 초대형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18일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보고서 전문이 공개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렸죠.

승자는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갖가지 치부가 드러나 망신당했고, 민주당 역시 전략 부재 상태임을 보였죠. 이에 미국인은 각종 조크(농담)를 만들어내며 이 우울한 상황을 견디려 합니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농담을 모아봤습니다.

△“He has Americans reading again.”


미국인들은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뮬러 특검 보고서는 너도나도 읽겠다고 하죠. 448쪽이라는 만만치 않은 분량인데도요. TV 심야토크쇼를 진행하는 지미 키멀은 이런 농담을 던졌습니다. “누가 트럼프 대통령을 나쁜 사람이라고 했어? 미국인이 다시 책 읽도록 만든 건 순전히 그의 공로야.”

△Robert Mueller is now a best-selling author.

448쪽짜리 PDF 파일을 컴퓨터로 읽으려면 눈이 아픕니다. 인쇄를 하려 해도 시간이 한참 걸리고요. 그래서 출판사들은 보고서를 바로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가격은 약 10달러. 현재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 1위, 2위, 9위가 모두 뮬러 보고서 관련 책인데요. 직업이 작가가 아닌 뮬러 특검이 의도치 않게 ‘베스트셀러 작가’의 영광을 안은 모양새입니다.

△Congress has finally located a computer with a CD-ROM. Now they are looking for a dot matrix printer.

트위터에서 인기 있는 농담입니다. 뮬러 특검으로부터 보고서를 제출받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를 의원들에게 ‘CD’ 형태로 보냈습니다. 모바일 시대에 고색창연한 CD라니…. 요즘 젊은 세대에게 CD는 ‘구석기 시대’ 유물입니다. 의원들은 CD롬이 장착된 컴퓨터를 찾기 위해 창고를 뒤지고 난리를 칩니다. 이제 인쇄를 하려면 닷매트릭스 프린터를 찾으면 됩니다. CD롬 컴퓨터에는 역시 ‘올드 패션’ 닷매트릭스 프린터가 제격이니까요.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