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마약은 최근 어떤 단어들과 함께 거론됐을까. 3개월간 블로그, 카페 등 온라인 문서에서 이 단어의 연관어를 보면 1위는 버닝썬 클럽, 2위는 가수 승리다. 버닝썬의 나비효과가 계속 확대되는 셈이다. 황하나, 로버트 할리, 박유천, 정준영 등 혐의가 있어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사람 이름이 아닌 단어로는 연예인이 단연 높고, 재벌도 상위권에 들어가 있다. 연예인과 재벌 3세 이미지에 마약이 포함돼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마약 사범과 관련한 대검찰청 자료에 의하면 남성이 절대적이었지만 최근에 여성 비율도 20%를 넘어섰다. 20대는 2012년만 해도 연령별 비중에서 8.3%에 그쳤으나 2016년에는 13%를 넘어섰다.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매년 1만 명 이상의 마약사범이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한 온라인 조사에서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다’는 주장에 대해 공감하는지 물었는데 무려 45.9%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올 초 사건들로 인해 사회적 충격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 다시 조사할 경우 응답비율은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다. 마약에 오염된 사회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 적발보다는 치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빈번한 마약 투여는 청소년과 젊은층에게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높일 수 있어 강력한 대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과도한 방식이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으나 소속사에 소속 연예인에 대한 정기 검사의 책임을 지게 하거나, 영화나 방송 출연 과정에서 검사를 의무화하는 것 등도 지금 시점에선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