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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뢰 업은 외무성, 통전부 제치고 핵협상 전면에

입력 | 2019-04-22 03:00:00

김영철의 통전부에 밀렸던 외무성, 하노이 결렬 후 ‘김정은의 입’ 자처
제1부상 승진 최선희, 주도권 과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공식화한 북한 최고인민회의 이후 대미(對美) 비난 릴레이에 앞장선 북한 외무성이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18일에는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20일에는 최선희 제1부상이 각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두고 비난을 쏟아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김 위원장의 신뢰를 등에 업은 외무성이 김영철이 이끄는 통일전선부를 제치고 미국과의 핵 협상 헤게모니를 틀어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은 김영철이 주도했다. 전통적인 대미 협상창구였던 외무성은 거들 뿐이었다. 지난해 6월 1차 회담 때도 북핵 수석대표급 실무협상에서 최 부상이 나서긴 했지만 의제를 조율한 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이었다. 2차 회담에서는 김혁철 국무위원회 소속 대미정책특별대표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상대하면서 ‘외무성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외무성이 다시 힘을 쓰게 된 건 하노이 정상회담 직후. 리용호 외무상과 최 부상은 하노이 현지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의 ‘입’을 자처했다. 특히 최 부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한 뒤 외무성 제1부상으로 승진하고 국무위 위원으로 발탁됐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아직 통전부가 물러났다는 증거는 없지만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상무조가 외무성을 중심으로 꾸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으로 외무성이 미국과의 실무협상 흐름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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