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4승1패 챔프전 승리 이대성 생애 첫 최우수선수 영예… “맘껏 플레이할 권리 얻어 신나” 유재학 감독-양동근 6번째 반지… 돌풍의 전자랜드 “더 강해지겠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92-84로 승리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KBL 역대 최다인 팀 7회 우승 위업을 달성한 유재학 감독이 농구 골대 그물을 자르고 있다(작은 사진). 울산=뉴시스
현대모비스가 전자랜드를 92-84로 꺾고 4승 1패로 7번째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이날 3점슛 2개를 포함해 12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한 현대모비스 이대성은 기자단 투표 80표 중 37표를 얻어 생애 첫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정규리그 국내 득점 3위(14.1점)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시상식 무관에 그쳤던 이대성은 챔프전에서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MVP의 영광을 안았다. 자신의 통산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16.2점의 물오른 공격력과 패기 넘치는 수비로 우승의 주역이 된 이대성은 이날 유 감독이 약속한 ‘자유이용권’까지 손에 넣었다.
브리검영대에서 미국 농구를 경험한 이대성은 화려하고 창의적인 플레이에 목마른 선수다. ‘팀 농구’를 강조해온 유 감독은 그동안 이대성에게 개성보다는 팀플레이를 강조했지만 챔프전을 앞두고 “팀이 우승한다면 마음껏 플레이할 수 있도록 자유이용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대성은 “(자유이용권이) MVP가 된 것보다 훨씬 좋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나를 더 믿어 주신다는 게 좋다. 다음 시즌 더 신나게, 재미있게 농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2004년 부임해 2013∼2015년 3년 연속 우승으로 ‘모비스 왕조’를 이끈 유 감독은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챔프전을 제패하며 자신이 보유한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정규리그 우승 당시 “시즌 시작부터 통합 우승이 목표였다. 이제 목표의 50%를 이뤘을 뿐”이라며 헹가래를 생략했던 유 감독은 이날 헹가래를 받으며 활짝 웃었다. 유 감독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겨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번 시즌이 유난히 힘들었다. 오늘은 편히 쉬고 싶다”며 웃었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2위로 돌풍을 일으키며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에 나섰지만 1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가드 박찬희와 김낙현의 속도감 있는 경기 운영을 중심으로 강상재, 정효근, 이대헌 등 장신 포워드진이 뭉친 전자랜드는 특유의 ‘달리는 농구’를 펼쳤지만 현대모비스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가지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노력했다. 강팀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시즌 좀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첫 챔프전 소감을 밝혔다.
울산=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