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세수 줄고 복지지출 늘어… 재정 압박-국민 부담 가중 우려
지난해 조세부담률이 18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며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복지가 늘어나는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국민 부담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21.1%로 2017년보다 1.13%포인트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조세부담률은 국세와 지방세 수입 합계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것이다.
지난해 조세부담률 증가 폭(1.13%포인트)은 2000년(1.6%포인트)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당초 정부는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지난해 조세부담률을 19.2%로 예측했지만 실제 부담률은 예측치보다 1.9%포인트 높았다.
정부는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낮은 편이어서 세 부담을 더 늘릴 여지가 있다고 본다. 실제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통계가 작성된 33개국 중 7번째로 낮다. OECD 회원국 평균 조세부담률은 25%다.
하지만 세금뿐만 아니라 공적 연금과 고용보험 등 사회 보장성 기금에 국민들이 내는 돈을 GDP로 나눈 국민부담률은 2017년 기준 26.9%에 이른다. 2002∼2017년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4.9%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같은 기간 OECD 평균 국민부담률은 1.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국민들의 전반적인 부담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초과세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조세부담률 자체는 급등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문제는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떨어지고 그 결과 세수가 쪼그라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49조2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벌써 8000억 원 감소했다. 정부도 내년 이후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 국세수입 증가세가 더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금이 정부 예측보다 덜 걷힌다면 지출을 줄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