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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또다른 4층 가라오케, 경양식집 신고뒤 불법 운영

입력 | 2019-04-22 03:00:00

‘아레나’ 실소유주 업소 더 드러나
층별로 등록… ‘바지사장’ 따로 둬
강남구청서 단속 한번도 안받아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모 씨(46·구속)가 불법으로 운영 중인 가라오케가 추가로 또 확인됐다.

21일 아레나 관계자와 경찰 등에 따르면 강남구 논현동의 H가라오케는 구청에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노래방 기기를 들여놓고 디제이와 접객부 등을 고용한 채 단란·유흥주점으로 영업 중이다. 2008년 12월 논현동의 고층빌딩 중 4개 층을 빌려 영업을 시작한 이 가라오케는 4개 층에 서로 다른 상호의 경양식집 4곳이 있는 것처럼 신고를 해놓고 4개 층 모두를 가라오케로 영업 중이다.

본보가 20일 밤 이 가라오케 내부를 둘러본 결과 복도엔 각종 주류와 음료가 쌓여 있었고, 곳곳에서 음향 앰프와 마이크가 눈에 띄었다. 가라오케 입구는 건강한 체격의 남성이 지키고 있었다. 가라오케 내부에서는 짧은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복도를 오갔고 노랫소리도 들렸다. 아레나 전직 직원 A 씨는 “(강 씨가) 층마다 각각 다른 상호로 신고하고 4명의 바지사장을 앉혀 뒀다”며 “탈세 목적도 있고 한 업소가 단속을 당했을 때 나머지 업소들은 영업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각각 신고를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강남구 신사동의 M가라오케와 청담동의 E가라오케도 일부 층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단란·유흥주점으로 영업을 한 사실이 최근 본보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H가라오케는 구청으로부터 위반건축물 단속을 한 차례도 당한 적이 없다. 신고한 내용과 다른 형태로 영업하면 위반건축물로 단속 대상이다. 위반건축물로 지정되면 매년 수천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는다. 강남구는 이 빌딩에 단란·유흥주점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구에서 관리하는 일반음식점과 단란·유흥주점이 1만6000개”라며 “민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위법행위를 적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강 씨가 실소유한 가라오케들과 단속 권한이 있는 구청 간에 유착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