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공개뒤 분노해 보복 나서… 지시 거부 밝힌 맥갠 前고문 1순위 대선 재선캠프 변호사서 제외
워싱턴=박영대 기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작성한 448쪽 분량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 편집본이 공개된 후 미국 정계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CNN 등이 20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시도한 정황이 참모들의 증언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CNN은 이날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으로부터 광범위한 조사를 받은 과거 참모들에게 분노했다. 케이블 뉴스에서 자신이 ‘참모들에게 제지당하고 무시당하는 부도덕한 대통령’으로 그려지는 것에 화가 났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시도했지만 참모들이 관련 지시를 거부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은 “대통령이 내게 뮬러 특검 해임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밝혀 ‘보복 1순위’에 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맥갠 고문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뮬러 특검은 이해충돌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지시를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 전하라고 지시했다. 맥갠 고문은 “이 지시를 이행하느니 차라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대통령이 ‘미친 짓(crazy shit)’을 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보고서에는 프리버스 비서실장, 한때 대통령 최측근으로 평가받았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로 여겼던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의 해임을 막으려 시도했던 정황도 담겼다.
지난달 뮬러 특검이 ‘증거 불충분’ 결론을 내렸을 때만 해도 “완전한 면죄부”라며 그를 칭송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180도 바뀌었다. 그는 19일 트위터에 “정신 나간(crazy) 뮬러 보고서에 담긴 진술들은 조작됐고 사실이 아니다. ‘완전한 헛소리(total bullshit)’”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