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장세에 투자주의보 기업실적 관계없이 소문에 널뛰기… 한진칼우 5연속 상한가후 거래정지도 대부분 시총 100억대… 주가조작 쉬워 ‘거품 꺼진후 추격’ 개미들 손실 우려
22일 인터넷 주식투자 게시판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CJ씨푸드1우 종목에 흥분한 투자자들의 글이 이어졌다. 이날 우선주인 CJ씨푸드1우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5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6, 17일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상한가였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투자자들도 몰랐다. CJ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지,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로 수산업종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것이란 판단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상한가 소식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6개 종목 중 CJ씨푸드를 제외한 5개 종목이 모두 우선주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로 한진칼 우선주가 급등한 이후 이와 관계없는 우선주들까지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며 개미들의 투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우선주들은 기업의 실적이나 가치와 관계없이 실체 없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내리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진칼 우선주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조 회장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해 배당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촉발된 우선주 투자 열기는 다른 우선주로 옮겨가며 ‘묻지 마 투자’로 변질됐다. 한진칼우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추진되면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우선주도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SK케미칼우, SK네트웍스우, SK디스커버리우, 한화우, 한화케미칼우, 한화투자증권우, CJ씨푸드1우, 대상홀딩스우 등이다. 한화우는 1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18일에는 하한가로 돌아섰다.
보통주에 비해 우선주 주가가 쉽게 급등락하는 것은 유통 주식 수가 적고 기관 보유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매매량이 적어도 주가 조작이 용이하다. 우선주는 대부분 시총이 100억 원대에 불과하다.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이 우선주 매집에 열을 올리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다른 테마주 투자처럼 과도하게 오른 뒤 거품이 꺼지면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